▲ 건조 혈반 검사를 통해 82~100% 민감도로 불과 몇 분 내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건조 혈반 검사(Dried blood spot test)를 통해 몇 분 내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조 혈반 검사를 통해 82~100% 민감도로 불과 몇 분 내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실렸다.

일부 암종은 진단하기 어렵고 신뢰할 수 있는 혈중 마커가 부족하다. 이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암을 기존보다 수월하게 진단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팀은 진단 검사의 정확도는 물론이고, 검사의 비용 효율성도 질병 선별 과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지역에서 다수의 암 환자가 의료 접근성이 떨어져서 적절히 진단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정확하면서도 값싼 진단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건조 혈반 검사는 전혈 검사(Whole blood test)보다 저렴하고 쉽게 검체를 획득하고 운반할 수 있으며, 이미 일부 질환을 진단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검체를 건조하는 도중에 마이크로 RNA(microRNA)와 단백질 등 암의 진단 마커로 가장 흔히 측정되는 물질들이 파괴될 우려가 있고, 검체의 양이 암을 진단하기에는 일반적으로 불충분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졌던 암 마커에 집중하는 것은 접어두고, 건조 혈반 검체에 대부분의 대사물질이 보존된다는 점을 이용해 암-관련 대사 변화를 탐지하는 AI 기반의 건조 혈반 검사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나노입자-강화 레이저 탈착/이온화 질량 분석법(Nanoparticle-enhanced laser desorption/ionization mass spectrometry, NPELDI MS)을 바탕으로 한 연구팀의 건조 혈반 검사는 82~100% 민감도고 암을 진단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혈 검사의 암 진단 민감도 50~80%보다 우수한 결과였다.

연구팀은 표준 전혈 검사가 검체의 훼손을 막기 위해 저온 환경에서 검사를 진행해야 했던 것과 달리, 건조 혈반 검사는 다양한 온도와 환경 속에서도 검체가 안정적으로 보존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표준 전혈 검사가 비싸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전처치 과정이 필요한 한편, 건조 혈반 검사는 곧바로 분석할 수 있으며, 차지하는 공간이 작아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운반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연구팀은 혈반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해로운 병원체들이 불활성화된다는 장점도 있다고 추가했다.

현재 대장암 선별 검사는 대장내시경에 의존하고, 췌장암과 위암 선별 검사는 각각 CT 스캔과 위내시경으로 이루어지는데, 모두 비싼 검사이며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낙후된 지역에서 암 미진단율은 34.56%~84.30%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건조 혈반 검사를 이용하면 시설이 제한된 환경에서 지역 의료진만으로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들은 건조 혈반 검사를 도입했을 때 대장암, 췌장암, 그리고 위암 미진단율이 각각 84.30%에서 29.20%, 34.56%에서 9.30%, 77.57%에서 57.2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연구팀의 AI 모델이 이미 암이 진단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볼과 몇백 개의 검체에만 평가됐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기자(jaebaekchoi@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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