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매각하고, 배터리·ARC 투자는 속도 조절
반도체 증설에 5.8조 투입…미래 먹거리도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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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SK그룹이 그룹 내 각 사업을 점검하고 최적화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5조3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D램 신규 공장 증설을 결정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계열사별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을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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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들이 자산 매각을 통한 포트폴리오 최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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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스온은 최근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해 온 페루 LNG 지분 20%를 미국 에너지 투자전문 사모펀드 EIG의 자회사인 미드오션 에너지에 2억5650만 달러(약 3500억원)에 매각했다.
SK스퀘어도 지난 22일 크래프톤 지분 2.2%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며 약 2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나노엔텍 등의 지분을 정리하며 반도체 중심 투자회사로 변모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SK텔레콤의 비통신 사업을 인적분할해 출범한 반도체·ICT 투자전문회사로, SK하이닉스 지분을 약 20.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뿐만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은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짓고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 클러스터(ARC)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SK지오센트릭은 ARC를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데 모은 세계 첫 재활용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구상이었지만, 물가와 금리 상승 여파로 각종 투자비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자 사업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온도 그간 유지해 온 공격적 증설 전략을 접고 '탄력적 증설'을 결정했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온 경우 비우호적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및 중국 공장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 중"이라며 "글로벌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구조의 선제적 개선을 추진 중인 등 수익성 개선 면에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SK그룹 계열사들이 리밸런싱에 나선 것은 과거 진행됐던 과도한 투자 결정과 관련해 거시경제 변수, 지정학 리스크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에 실패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4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환경변화를 미리 읽고 계획을 정비하는 것은 일상적 경영활동으로 당연한 일인데 미리 잘 대비한 사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CEO들이 먼저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미래 성장에 필요한 과제들을 잘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가자"고 말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 줄을 고쳐 맨다는 뜻으로, 옛 한(漢) 나라 사상가 동중서가 무제에게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며 올린 건의문에서 유래한 말이다.
실제, SK그룹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투자를 지속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15X 투자 결정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2년 반도체 업황 악화를 이유로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한 지 2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충청북도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팹(Fab)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팹 건설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M15X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약 120조 원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 등 계획된 국내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각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의 일환으로, 반도체∙AI∙그린사업∙바이오 등 사업 영역별로 각 사가 기술 혁신 및 운영 최적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 역시 이러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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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조광현 산업부 ckh@asiatime.co.kr
입력 : 2024-05-02 15:43 수정: 2024-05-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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