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픽업트럭 한 라인서 생산”

2024. 5. 1. 11: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 가보니
500억 투자 혼류 생산라인 구축
시간당 생산대수 22대서 30대로
내년 신형 하이브리드차 생산준비
KG 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거대한 로봇 팔이 철제 패널을 결합하는 모습 [KG 모빌리티 제공]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KG모빌리티(KGM) 본사와 평택공장을 찾았다. 1979년 준공된 이 공장은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미래차 생산’의 전진기지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었다.

단순히 KGM이라는 회사명 변경 외에도 생산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라인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KGM 평택공장은 86만㎡ 규모로 본사 건물과 더불어 완성차 생산공장과 종합기술연구소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 3월 기준 이곳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는 4222명에 달한다.

이곳 생산공장에서는 티볼레&에어, 코란도, 코란도 EV, 토레스, 토레스 EVX,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 KGM의 전 차종이 만들어진다.

과거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생산 시스템의 변화다. KGM은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해 약 2개월에 걸쳐 모노코크(차체와 프레임이 하나로 된 구조) 차종을 생산하는 조립2라인과 바디 온 프레임(프레임 위에 차체가 조립되는 구조) 차종을 생산하는 조립3라인을 통합해, 혼류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혼류생산은 다양한 차종을 한곳에서 동시에 만들 수 있는 라인을 말하며, 일반 자동차 기업이 채택하는 소품종 대량 생산을 위한 컨베이어벨트 방식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기존에는 모노코크 차종을 생산하는 2개 라인(1·2라인)에서 티볼리 시리즈와 코란도, 토레스를 생산하고, 프레임 차종을 생산하는 3라인에서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을 생산해 왔다.

이번에 혼류 라인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1라인에는 전기차 모델인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가 생산 차종으로 추가됐다. 3라인의 경우 프레임 차종인 픽업 모델 외에도 모노코크 차종인 토레스와 토레스 EVX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게 되면서 생산 라인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시간당 생산 대수도 기존 22대에서 30대로 늘었다.

국내에서 생산방식이 다른 혼류생산 라인을 운영하는 곳은 KGM 외에도 기아가 있지만, 전기차까지 생산 가능한 라인을 구축한 것은 평택공장이 최초다.

조립 3라인에 직접 들어서자 철제 패널을 이어 붙이는 거대한 로봇팔부터 각종 부품을 가득 실은 지게차가 분주히 움직였다. 차량 도어와 휠, 인포테인먼트 모듈 등을 차체에 결합하는 근로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분주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전에는 볼 수 없었지만 이곳 혼류생산 라인의 차별점은 거대한 장치에 줄지어 매달린 채 움직이는 차체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생산 방식이 다른 차종을 작업자들이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각 차체에는 분홍색, 보라색 등 서로 다른 색상의 커버가 부착돼 있다. 분홍색은 전기차인 토레스 EVX, 보라색은 픽업 모델이다.

이곳에는 차체와 배터리를 결합하는 전기차 HV 배터리 장착 자동화설비를 비롯해 전기차 충전 시스템 정밀 검사 설비 등 생산성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설비가 구축됐다.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KGM은 올해 1분기 ▷글로벌 판매 2만9326대 ▷매출 1조1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 ▷당기순이익 53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토레스 신차 효과 소진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소폭 줄었으나 수출 물량이 크게 늘면서 3월에만 1만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지난 1월 이후 3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매출(1조18억원) 역시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KGM은 수출 물량 증가를 위해 지난 3월 튀르키예에서 토레스 EVX 시승행사를 가진 데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토레스와 토레스 EVX 시승 행사를 갖는 등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적 상승세에 맞춰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GM은 지난해 미래 자동차 연구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 중심의 인력을 공개 채용(53명)한 데 이어 올해는 경영관리, 생산기술, 품질관리, 디자인, 마케팅, 국내영업, 해외영업 등 전 부문에 걸쳐 우수 인재를 대거 채용했다.

KGM은 이곳 평택공장에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브랜드 첫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와 내년 출시할 예정인 신형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박장호 KGM 생산본부장은 “제품과 사람이 바뀌지도 않았음에도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지난해 흑자를 냈다”며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해졌고, 혼류생산을 위한 통합공사는 대표적인 사례이자 흑자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사가 진행된 조립 라인에서 보완없이 하이브리드차도 생산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며 “내년에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평택=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