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이 너무 많아” 국내 9위 부자의 이혼소송, 재산 감정만 4개월
국내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이혼소송으로 평가받는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부부가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재산 분할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최근 권 CVO 부부의 이혼소송을 위한 재산 감정기일을 진행했다. 감정은 재산 분할 작업의 첫 단계다. 이혼 당사자가 보유한 현금,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전문 감정인이 확인한다.
가정소송인 만큼 감정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감정을 토대로 나오는 결과는 추후 재판부가 양측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을 감안해 분할 액수를 정하는 데 근거로 활용된다.
권 CVO 부부의 이혼 소송은 재판부 판단에 따라 역대급 재산 분할액이 결정될 수 있어 게임업계는 물론, 법조계 안팎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아내 이모씨는 2022년 11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권 CVO가 보유한 주식 지분 중 절반 상당의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3일 발표한 ‘2024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권 CVO는 9위를 차지했다. 작년 4위에서 다섯 계단 떨어졌다. 그가 가진 재산은 35억 달러(약 5조원)로 평가됐다.
부부의 재산 조사에만 4개월가량이 걸렸다. 가정법원은 지난해 11월 권 CVO에 대한 전화조사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양측에 대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7일 조사를 종결했다.
권 CVO 부부의 재산 감정에서 핵심 쟁점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이씨는 주식 절반을 달라고 했지만, 권 CVO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이런 경우 통상 재판부는 주식 가치를 평가해 재산총액을 산정한 뒤 양측 기여도에 따라 현금으로 재산 분할을 한다. 비상장주식인 권 CVO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10조원으로 평가받는다면, 이씨는 최대 5조원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번 소송이 더욱 주목받는 건 부부가 결혼 후에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를 분할하는 자수성가형 재벌의 첫 이혼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혼 소송에서 부부 한쪽이 결혼 전부터 지분을 가지고 있었거나, 결혼 후에 취득한 주식이라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증여받아 자기 명의로 취득한 경우에는 재산분할에서 제외됐다.
반면 권 CVO 부부는 2002년 회사를 함께 창업했고, 창업 초기 이씨는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씨가 회사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따라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창업자인 권 CVO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를 중심으로 8개 자회사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기업가치 산정에서 그룹의 핵심 수입원인 스마일게이트RPG의 가치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그룹 최대 흥행작 중 하나로 꼽히는 ‘로스트아크’를 제작·운영해 지난해 매출액 5237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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