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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도 재생에너지 전세계서 가장 저렴…韓그린수소 산업에 '큰 힘'

강인선 기자
입력 : 
2024-04-29 16:12:18
수정 : 
2024-04-30 15: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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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트 쿠마르 주한인도대사
한국의 대인도 수출 대폭 늘어
양국 에너지 협력 긴밀해질 것
탈중국 글로벌 대기업 印 몰려
韓 중소기업들도 기회 잡기를
사진설명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를 차지한 국가. 미·중 갈등 고착화 속에 지정학적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나라. 최근 인도를 표현하는 많은 수식어들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는 사실 한국과는 더 오래전부터 긴밀한 경제·외교적 관계를 이어왔다.

아미트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과 인도는 이미 외교, 국방,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가 쌓아온 가까운 관계는 특히 경제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 수출 기준 한국의 제8위 상대국이다. 2010년 한국과 인도 간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된 이후 한국의 대인도 수출은 2010년 114억3460만달러에서 2022년 188억7010만달러로 증가하기도 했다.

여기서 쿠마르 대사가 양국이 향후 더욱 긴밀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표적인 분야는 그린수소 등 에너지다. 한국 정부는 그린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고 그린수소를 생산할 역량도 갖췄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그린수소를 모두 독자적으로 조달하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점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는 2030년까지 500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전체 에너지 중 절반을 화석연료가 아닌 에너지로 충당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인도는 일조량이 풍부해 전 세계에서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그린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고 한국처럼 그린수소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을 '탈중국'하면서 인도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3위 파운드리 기업 PSMC가 인도 타타그룹과 협력해 110억달러(약 15조1700억원)를 투자해 인도 최초의 상업용 반도체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에 생산 역량을 집중했던 애플도 서서히 인도에서 생산하는 전자제품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기아도 인도에 전기차 생산 거점을 확장하고 있다.

쿠마르 대사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확장하는 현상이 한국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현대차그룹이 인도에 진출했을 때 한국 중소기업들도 현대차그룹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인도에 함께 진출했다"며 "이는 향후 해당 기업들이 인도 현지에서 폭스바겐 등 다른 외국 기업으로도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이미 이런 현상은 현실화하고 있다. 그는 "한국 반도체·모바일 관련 기업 심텍이 마이크론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인도에 공장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 학사를 취득한 뒤 1995년에 인도 외교부에 입사해 일본, 중국, 독일, 튀르키예, 유엔 등에서 외교관 생활을 해왔다. 주한 인도대사로 재직하기 전에는 미국 시카고 인도총영사관의 총영사를 지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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