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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소재 키우는 LG화학…獨서 ‘차량용 투명도 조절 필름’ 대규모 수주

정상봉 기자
입력 : 
2024-04-29 16:10:09
수정 : 
2024-04-29 18: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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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완성차 탑재…수주는 처음
프리미엄 차량 등 수요 증가세
전면·측면 유리로 확장 계획
LG화학 SGF
김동춘 LG화학 전자소재사업부장(앞줄 왼쪽)과 얀 헤닝 멜펠트 베바스토 첨단 유리 사업 총괄(앞줄 오른쪽)이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SGF) 계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G화학>

LG화학이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 시장에 진출하며 전장 소재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석유화학 사업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신규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LG화학은 독일 자동차 선루프 시스템 기업 베바스토와 차량 선루프용 투명도 조절 필름(SGF) 수주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거래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LG화학은 베바스토의 첨단 선루프 시스템에 활용되는 SGF를 내년 하반기부터 5년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된 SGF는 베바스토의 첨단 선루프 시스템에 활용돼 유럽 완성차에 탑재된다.

SGF는 전기 신호를 통해 빛과 열의 투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 준다. 사생활 보호와 차량 실내 디자인 등의 용도로 주목받고 있다. 평소에는 불투명하지만 전압이 가해지면 내부 액정이 재배열되며 유리창을 투명하게 바꾼다. 유리의 구역을 나눠 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을 지정할 수도 있다.

LG화학이 자동차 부품업체와 SGF 수주계약을 맺은 건 베바스토가 처음이다. LG화학은 이번 수주계약을 계기로 SGF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LG화학에 따르면 SGF는 최근 프리미엄 차량과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수년 안에 조 단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SGF 시장이 선루프 시장을 그대로 대체할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차세대 제품 개발과 함께 전면·측면 유리에 SGF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LG화학의 이번 SGF 수주계약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의 외연을 넓히려는 최근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전지·엔지니어링·IT·반도체 소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현재 충북 청주 공장에 연간 자동차 300만대에 적용할 수 있는 SGF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정밀 코팅과 패턴 형성 등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특허도 국내외로 2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설비 고도화를 통해 공급 목표치만큼 양산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영역인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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