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60엔 슈퍼 엔저"…원달러 환율 영향은

남주현 기자 2024. 4. 2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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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의 엔·달러 최저치 기록
원·달러에 영향 미쳐 1400원대 급등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5엔을 넘어서 3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의 외환시장에서 미일간 금리차를 의식한 엔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4.04.25.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달러당 엔화값이 34년 만에 장중 160엔을 찍었다. 엔화 매수세가 몰리면서 엔화가치가 156엔까지 진정됐지만, 시장에서는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엔화 가치 급락, 중동 정세 악화를 비롯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공개시장운영위원회(FOMC) 향방에 따라 원·달러 1400원 재진입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는 오전 한 때 16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다만 오후부터 일본 당국의 엔화 매수 개입 가능성에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6엔까지 진정됐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4월 BOJ(일본은행) 회 여파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회의 직전 155엔 대였던 엔·달러는 회의직후 158엔까지 낮아졌다가 사흘 만에 160엔까지 떨어졌다. 가즈오 BOJ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일본 정부의 엔저 용인으로 해석됐다.

엔화 가치 하락에 원화값 약세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원화는 엔화에 동조되는 흐름을 보이는데 최근에는 달러값 강세에 원화와 엔화 동조 현상이 더욱 짙어졌다. 달러지수의 산정 시 비교 대상 통화에도 엔화가 포함되는 만큼 엔화 약세는 달러 강세를 유발해 다시 원화값 약세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이날 엔·달러가 160엔까지 급등하자 달러지수는 장중 106.08엔으로 뛰었고, 원·달러는 환율도 장중 1384.6원을 터치했다. 다만, 엔·달러가 155엔 대로 진정되자, 달러 지수는 105대 중반으로 내려왔고, 원·달러는 전일대비 1.7원 오른 13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399.8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1400원을 돌파는 2022년 11월7일 이후 처음이다.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 주요 이벤트들이 발생한 때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2024.04.16. jhope@newsis.com


시장에서는 엔화값 약세 영향이 지속되며 한동안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거나, BOJ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때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엔·달러가 160엔을 터치하면서 향후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에 따른 구두 개입에도 엔화 가치 추락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국의 시장 개입에도 효과가 한정적일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미·일 금리 차가 주요 원인으로 실제 금리를 움직이지 않은 한 양국의 금리차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이달 2일(현지시각)에서 파월 의장의 매파 색채가 예상보다 짙어지면 160엔 마저 돌파할 것이란 의견도 등장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현재 경기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엔화 약세에 대해 어느 정도 용인한 이상 당분간 엔화의 추세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엔·달러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에서 당국의 실개입이 없는 이상 다음 저항선은 1차 160엔, 2차 170엔 수준일 것"이리고 봤다.

이달 2일(현지시각) 열리는 5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이 전망에도, 예상을 웃돈 3월 PCE(개인소비지출)물가 지수에 매파적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후퇴는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원화값을 끌어내린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와 원화가 연동되지만, 엔화는 미·일 정책 금리 차이가 주로 영향을 미치고, 원화값에는 유로화와 엔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달러지수에 주로 기인한다"면서도 "엔화 약세에 미국 금리 완화 지연과 중동 불안이 겹치면 원·달러는 일시적으로 1420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일본 정부의 용인하에 160엔 수준을 바로 돌파 여부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주요 관심거리"라면서 "5월 FOMC 결과가 일단 달러화 추가 상승폭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단기간 원·달러 상단을 1400원으로 제시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BOJ 금정위의 정책금리 동결 등 완화적 기조와 미·일 장기 금리차확대에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4월 수출 호조 및 무역수지흑자 예상에도 미국 FOMC 및 고용 경계에 원화는 혼조를 보일 것"이라면서 이번주 원·달러 상단을 1395원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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