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T 컴퍼니` 속도내는 KT…미디어·콘텐츠에 AI 심는다
예능·드라마 등 오리지널 IP 강화
KT IPTV(인터넷TV)인 '지니TV'에서 인기 트로트 프로그램 '미스트롯3' VOD(주문형비디오)를 켜면 '장면 골라보기'가 나온다. AI(인공지능)로 특정 인물이나 노래, 춤추기 장면을 선택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장면 골라보기에 나온 가수 중 나영을 선택하자 나영이 나온 노래나 댄스만 나오는 장면이 화면 하단에 섬네일(축소판 미리보기)로 나왔다. 톱10 결정전에서 2위에 오른 나영의 무대 중 '님은 먼 곳에'를 쉽게 찾아 감상할 수 있었다.
'AI 골라보기'는 KT가 선보인 B2B(기업간거래) 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 기능 중 하나다. KT는 AI로 영상을 분석해 장면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오는 10월 지니TV에 'AI 골라보기'를 적용할 예정이다.
◇ AI로 콘텐츠 골라보고 책도 완성…KT AI 노하우 미디어에 '쏙'
= 'AICT' 기업 전환을 선언한 KT가 미디어·콘텐츠에도 AI를 심는다.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B2B 종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미디어 전반의 AX(AI전환)를 주도한다. 12개 콘텐츠 그룹사 역량을 모아 시너지도 만든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29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AI라는 성장엔진을 더해 시대에 앞서는 미디어 서비스를 만들겠다"며 "투자부터 콘텐츠 가공, 편성, 마케팅까지 AI를 통한 미디어·콘텐츠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KT는 B2B 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을 처음 선보였다.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이를 바탕으로 AI 골라보기 등의 기능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사업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 형태로 제작하고 특정 기능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솔루션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매직플랫폼을 활용한 첫 작품 'AI 오브제북'도 선보였다. '밀리의 서재' 전자책에서 AI로 키워드를 추출하고, AI 보이스 스튜디오에서 더빙 목소리를 합성, 지니뮤직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배경음악을 입혀 완성한다. KT AI 역량과 그룹사 시너지를 더한 결과물이다. 올 하반기에는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IPTV와 위성, 케이블 등 다양한 채널의 시청률을 10초 단위로 분석하는 미디어 차원의 '통합 시청률'도 구현한다.
김 본부장은 "미디어 전반의 AI 활용은 KT '기가지니', 음성인식 등의 기술이 바탕이 됐다"며 "IPTV에 AI를 적용해 화질 개선을 하는 등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 오리지널 콘텐츠·IP 활용…내년 미디어 매출 목표 5조 목표
KT그룹 미디어 계열사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는다. KT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30편의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를 ENA 채널과 지니TV에 공개한 바 있다.
올해는 skyTV는 '예능', KT스튜디오지니는 '드라마'에 집중한다. skyTV는 올해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의 예능 프로그램 12편을 방영할 예정이다. 이날 skyTV 개국 20주년을 맞아 ENA 채널의 새 슬로건도 소개했다. 슬로건은 AI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바탕으로 개발된 AI 보이스 '에나'의 목소리로 공개됐다.
김호상 skyTV 대표는 "올해 톱7 채널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며 "ENA는 적자 우려가 있지만, 제작비 투자를 아끼면 미래가 없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필수 요소로 하고 광고 등 여러 경영지표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IP(지식재산권) 글로벌 확장과 활용에도 나선다. KT스튜디오지니는 오리지널 IP를 강화해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크래시'를 시작으로 총 14편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선보이고, 글로벌 제작사·방송사와 공동제작도 한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확보한 IP를 웹툰과 커머스에 활용하는 방안도 시도하려 한다"며 "IP의 '원 소스 멀티유즈'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KT는 2025년 미디어 부문 매출 목표 5조원을 제시한 바 있다. KT그룹 미디어 가입자가 1300만 가구에 달하고, 지난해 기준 그룹사의 순수 콘텐츠 매출이 총 6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한 만큼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 본부장은 "미디어 사업은 통신, AI와 함께 KT의 3대 핵심 사업"이라며 "그룹 시너지에 기반을 둔 미디어 밸류체인 위에 AI 기술력을 더해 시장을 리딩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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