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산책길 공사로 통제했더니…위험천만 철길 산책

김영동 기자 2024. 4. 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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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때문에 길이 막히 가꼬. (우회로로) 빙 둘러가기는 상그럽다 아이가. 바로 갈 수 있는 철길로 그냥 다닌다." 지난 27일 오전 9시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 와우산(해발 109m) 바로 아래쪽에 있는 해안산책길(그린레일웨이)에서 만난 70대 이아무개씨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로 막힌 산책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철길 무단 통행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에 따라 해안산책길이 폐쇄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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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해안산책로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로 막히자 한 주민이 철길로 다니고 있다. 김영동 기자

“공사 때문에 길이 막히 가꼬. (우회로로) 빙 둘러가기는 상그럽다 아이가. 바로 갈 수 있는 철길로 그냥 다닌다.”

지난 27일 오전 9시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 와우산(해발 109m) 바로 아래쪽에 있는 해안산책길(그린레일웨이)에서 만난 70대 이아무개씨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로 막힌 산책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평소 다니는 산책로인데 공사한다고 몇달째 길을 막았다. 달맞이언덕 길인 문탠로드로 우회하라고 하는데 거긴 급경사도 많고 걷기도 힘들다. 그래서 (출입 금지된 철길) 울타리를 넘었다”고 덤덤히 말했다.

해운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이 산책로 바로 옆에는 폐선된 옛 동해남부선의 해운대 미포~송정 구간 철길(4.8㎞)로 해운대블루라인파크의 해변열차가 오간다. 산책길과 철길 사이에는 사람 출입을 막는 1.2m가량 높이의 철제 울타리가 세워졌다. 이 울타리에는 ‘무단출입 금지’ 팻말이 일정 구간마다 붙었다. 그런데도 이씨처럼 울타리를 넘어 철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주민 김성우(66)씨는 “아침저녁에 철길을 걷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사고는 아직 없지만 불안하다. 엄격히 단속하거나 제지해야 하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부산 해운대 해안산책로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로 막혔다. 김영동 기자

철길 무단 통행은 해월전망대 신축 공사에 따라 해안산책길이 폐쇄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해운대~송정해수욕장 연안 정비사업의 하나인 해월전망대는 해안산책길에서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스카이워크로 만들어진다. 상판은 해운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도록 알파벳 유(U) 자 모양으로 폭은 3m, 길이는 137m다.

부산 해운대 해안산책로 해월전망대 조감도. 해운대구 제공

해운대구는 지난해 6월 해월전망대 공사를 시작했고, 같은 해 9월 전망대 상판 설치를 마무리한 뒤 해안산책길을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장마와 태풍 등 영향으로 전망대 상판은 설치하지 못했다. 바다에서 바지선과 크레인 등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기상이 좋지 못해서 공사가 계속 미뤄진 것이다. 지난해 말 본격 공사에 나서면서 해안산책길 통제에 들어갔지만, 지난달까지도 거센 파도 등으로 공사를 못 하다 지난 18일에야 상판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지대 미세 조정 등 공정을 이어가고 있다. 준공은 오는 6월로 예상된다.

해운대구 해양진흥과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안전사고 관리자 배치는 여의치 않았다. 전망대 작업을 서둘러 다음달에는 해안산책길 구간을 개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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