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재무점검] '순현금만 4000억' 현대로템, 무차입 경영 성장 전략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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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9. 오후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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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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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K2 이미지 /사진 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사실상 무차입 경영으로 돌아섰다. 수익성 개선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 차입금을 지속적으로 갚은 덕분이다. 지난해 디펜스솔루션(방산물자) 부문의 이익이 증가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000억원 이상 늘었다.

 
EBITDA 2500억원…재무건전성 유지 원동력
현대로템의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3968억원이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액수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차입금보다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다.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하는 현대로템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9년까지 1조839억원에 달했다. 이후 점차 줄여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5949억원으로 2019년보다 60.5% 줄었으며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4203억원에서 9917억원으로 2.4배 늘었다.

 
 

현대로템이 순현금 상태로 돌아선 것은 뛰어난 현금창출 능력과 관련돼 있다. 2017년부터 매년 매출 2조원대를 실현해왔으며 지난해에는 3조587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2019년까지 적자였던 EBITDA도 2020년 126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어 2022년 1860억원, 지난해 25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020년 4%대 중반이었던 EBITDA 마진율은 지난해 7%로 올라섰다.

통상 EBITDA는 영업이익에서 현금지출이 없는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해 산출한다. 현대로템의 경우 토지를 제외한 건물, 구축물 등 약 4188억원의 유형자산 감가상각비(224억원)를 지출했지만 수익으로 이를 메웠다. 

 
현금흐름 지표 '트리플 성장'…지속 투자 청신호
현금흐름 지표로 봤을 때 수익성과의 연관이 더욱 두드러진다.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잉여현금흐름(FCF),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 등 대부분의 현금흐름 지표를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지표들의 의미를 요약하면, 현대로템이 현금을 창출해 빚을 다 갚아도 될 만큼 곳간 사정이 여유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NCF는 기업이 투자 혹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잣대다. 지난해 현대로템의 NCF는 734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627억원)에 비해 7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자연히 NCF에서 배당금과 자본적지출(CAPEX) 등을 뺀 나머지 지표도 좋아졌다. 영업 및 투자자산 처분 시 확보할 수 있는 내부순현금흐름(ICF)은 2021년 766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선 뒤 2022년 2872억원, 2023년 4638억원을 기록했다.

양호한 현금흐름 창출 구조로 외부 자금 없이도 지속적인 투자 활동이 가능해졌다. 자체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FCF는 2022년부터 6000억원대를 나타냈다. 통상 FCF가 흑자라면 외부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작다고 해석된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지난해 내부 유보금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채 발행 금액은 2021년 3730억원, 2022년 1800억원, 2023년 45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미상환 잔액 또한 2021년 7280억원, 2022년 593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330억원에 그쳤다.

앞으로의 사업 환경도 나쁘지 않다. 현대로템은 레일솔루션(철도), 디펜스솔루션(방산), 에코플랜트(인프라) 등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중 디펜스솔루션 부문은 최근 전쟁으로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로템에 무기를 대거 발주했고 1분기 실적에 K2전차 18대 납품이 반영될 예정이다.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현대로템 미국법인이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교통국(LACMTA)에서 발주한 LA 메트로 전동차 공급 사업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며 레일솔루션 부문의 호조도 예상된다. 해당 사업 규모는 6억6369만달러(약 8688억원)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신규 수주가 1조4292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라며 "특히 약 8688억원 규모의 LA 전동차 공급 사업자로 낙찰된 것은 향후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선진국으로 수주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물론 재무 관련 지표에는 아직 부담 요소가 남아 있다. 특히 K-2전차의 해외 납품이 확대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K-2전차 외에 지난해 수주한 차륜형 장갑차 양산사업과 고속철도차량 공급계약 물량 등을 고려했을 때 생산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순차입금/EBITDA 5배 초과'를 등급 하향 요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투자 소요로 현재의 무차입 경영이 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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