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코에서만 콧물 나면 꼭 병원 가보세요"

오상훈 기자 2024. 4. 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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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과학회, 코의 날 기념식 개최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 막힘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비충혈완화제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1~2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약물성 비염이 생길 수 있다”며 “약을 쓰지 않을 때보다 코가 더 막힐 수 있어서 이때는 약을 끊고 적절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박만준 교수의 말이다. 대한비과학회가 제 2회 ‘코의 날’을 기념해 코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코 질환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코막힘, 콧물, 재채기, 후각저하 등을 경험해보면 알 듯,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대한비과학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강한 코, 편안한 숨, 행복한 삶’이라는 슬로건 아래 올바른 코 건강관리법을 제공해 코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캠페인을 개최했다.

◇냄새 맡는 코, 추억 회상하고 위험 감지까지…  
올해로 2회 차를 맞는 코의 날은 대한비과학회가 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전파하고자 제정한 날이다. 코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는 4월, 코 건강의 중요성을 짚어보고, 매년 ‘2’번의 정기적인 내원을 통해 코 건강을 평생‘(∞)’ 관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26일 진행된 제 2회 코의 날 행사에선 대한비과학회 소속 박만준 교수가 코에 대해 가장 궁금한 질문 10가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만준 교수는 “코는 외부 오염물질을 여과시켜 공기를 정화하고 폐로 들어가는 공기가 차갑거나 건조한 상태 그대로 들어가지 않도록 공기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등 우리 몸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며 “그 중에서도 후각 기능은 음식의 풍미를 즐기고 추억을 회상할 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등 건강과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코 건강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쪽 코에서만 콧물 난다면 즉시 병원 가야
대부분 질문은 콧물에 관한 것들이었다. 박만준 교수에 따르면 콧물은 어떤 코 질환을 앓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콧물의 양상, 발생 기간, 냄새 등이 중요하다. 만약 콧물을 풀었는데 맑고 투명하다면 감기 초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콧물이 형광색이나 초록색을 띠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급·만성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높다. 치주질환이나 임플란트 시술 후에 콧물이 나오면 치성 부비동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위턱의 어금니에 생긴 염증이 상악동막을 뚫고 부비동까지 퍼지는 게 원인인데 곰팡이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콧물이 특정 상황에만 나오는 경우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또 식사할 때 물만 마셔도 콧물이 쏟아진다면 혈관 운동성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추운 환경이나 먼지에 노출됐을 때 재채기와 함께 콧물이 나온다면 과민성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박만준 교수는 “한쪽 코에서만 콧물이 나온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볼 필요가 있다”며 “드물지만 종양이나 코 천장의 조직 결손에 의한 뇌척수액 비루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부비동염 환자 10명 중 9명은 후각 상실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코 질환으로는 코감기, 알레르기성 비염, 그리고 축농증이라 불리는 부비동염이 있다. 이 중에서 부비동염은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후각 이상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실제 만성 부비동염 환자 10명 중 9명은 후각 소실을 경험해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고통까지 호소하곤 한다. 부비동에 생긴 염증이 코 천장이 위치한 신경세포를 막아버리면 냄새 분자가 도달하지 못해 후각이 상실된다.

부비동염의 초기 증상은 코 막힘, 콧물 등 코감기와 비슷하게 나타나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치료시기를 놓쳐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항생제나 내시경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지만 재발이 잦고 치료가 까다롭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 박만준 교수는 “다행히도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와 같은 최신의 치료제도 출시돼 재발이 잦을 경우 생물학적제제를 통한 치료도 추가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암 발병 위험까지 키운다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또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코 질환이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는 환자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효율성도 낮아지는 것을 경험하며, 심할 경우에는 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내 국가건강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겪는 성인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과 비교해 유방암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만준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왜 치료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환자들이 많다”며 “자는 도중 호흡을 멈추면 장기들에 산소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심장은 더 빨리 뛰고 수면 중에 자주 일어나게 되면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아 같은 경우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성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대한비과학회 제공
◇“국민 코 건강관리 대한비과학회가 앞장 설 것”
대한비과학회는 1990년 9월 22일 설립된 학회로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비과학회다. 비과학 발전을 도모하고 이에 따른 임상 및 기초학문의 연구를 목적으로 비과 질환의 연구, 학술, 교육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또 대국민 질환 홍보를 위해 포스터를 제작해 이비인후과 개원가에 배포하는가 하면 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킁킁이 감자’ 인스타툰을 게재하기도 했다.

대한비과학회 김창훈(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회장은 “코의 날을 선포한 이후 지난 1년 동안 코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코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여러 활동들을 진행해온 만큼 2024년 4월 28일을 맞는 감회가 새롭다”며 “국민들도 코의 날을 맞아 우리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코 건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코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대한비과학회는 온 국민의 코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국민의 건강에 헌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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