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부산항에 안전하게 드나들도록 최선 다할 것”

조민희 기자 2024. 4. 29.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 초 우리나라에서 등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가운데 사무관(5급)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8월 30일 등대 관련 직종에도 사무관 정원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승진자를 확정했다.

김 사무관은 28일 "직장인 대부분 그렇겠지만 특히 공무원은 진급의 의미가 더 크다. 등대 근무 직원 중 최초 사무관 승진을 하게 돼 영광스럽지만 큰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흥수 항로표지과 관리팀장

- 등대 관련업무 첫 사무관 승진
- 현장서 24시간 근무 직원 애로 커
- 오륙도서 태풍 탓 2주 갇히기도

올 초 우리나라에서 등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가운데 사무관(5급)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표지운영직류 공무원은 그동안 사무관 정원이 없어 원천적으로 승진이 불가능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8월 30일 등대 관련 직종에도 사무관 정원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승진자를 확정했다. 주인공은 부산해양수산청에서 근무하는 김흥수 항로표지과 관리팀장이다.

김흥수 부산해양수산청 항로표지과 관리팀장이 등대근무의 보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민희 기자


김 사무관은 28일 “직장인 대부분 그렇겠지만 특히 공무원은 진급의 의미가 더 크다. 등대 근무 직원 중 최초 사무관 승진을 하게 돼 영광스럽지만 큰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사무관 정원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도 도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5급 승진을 위해서는 필기시험인 역량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시험 준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동료들의 격려와 조언을 받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고 통과해 기뻤다”고 덧붙였다. 표지운영직류는 현재는 해양교통시설직류에 통합됐지만 유인등대에서 근무하거나 등대에 근무하지 않는 직원은 부표 등부표(불빛 발하는 부표) 방파제등대 등 479기에 달하는 무인표지를 관리 점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등대에서의 업무도 눈코뜰 새 없이 바쁘지만 매일 배를 타고 나가 흔들리는 부표 위에 올라가 점검하는 일 역시 녹록치 않다. 그는 “30년 넘게 이 일을 했지만 1년에 파도 없는 날은 열 손가락 꼽을 정도로 적다. 매일 울렁거리고 머리가 흔들려서 육지에 오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마친 김 사무관은 1990년 격렬비열도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뒤 1993년 부산청으로 옮겨 영도 가덕도 오륙도 등대에서 근무했다. 김 사무관은 “초등학생 때 부모님과 경북 포항을 찾았는데 절벽에 우뚝 솟은 속초등대를 보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을 느꼈고 군 제대 후 우연히 군산청에서 등대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고 계기를 소개했다.

그간 아찔했던 경험도 적지 않았다. 그는 “격렬비열도에 처음 들어갔을 때가 1990년 5월 초였는데 안개가 정말 심했다. 등대불을 켠 뒤 해안가에 가서 해수온도를 재고 있는데 5t가량의 어선이 다가가는 모습을 봤다. 처음에는 ‘선수를 돌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오는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질러 갯바위에 부딪히기 직전 어선을 멈추게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했다. 현재는 무인등대로 바뀌었지만 2012년 오륙도등대에서 근무할 때 연달아 두 개의 태풍(‘덴빈’ ‘볼라빈’)이 내습해 보름가량 등대에 갖힌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에는 2인 1조로 3박4일씩 교대근무했는데 준비해 간 반찬도 다 떨어지고 오륙도가 작은 암반섬이다 보니 강한 바람과 파도에 섬 전체가 흔들려 두려움에 떨었다.

그는 “지금은 영도나 가덕도가 육지화돼 그나마 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과거에는 부산에서 등대까지 출근하는 시간만 4시간30분이 걸렸다”며 “등대 관련 업무 환경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24시간 근무하는 직원들은 고생스럽고 힘들다. 이들과 소통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있어 다양한 선박의 출입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선박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