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17배 성장…'수익률 방패'로 떠오른 커버드콜 ETF

최만수 2024. 4.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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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슬기로운 횡보장 투자법
국내 커버드콜 ETF
4월 순자산 2조원 돌파
약 1년반만에 폭풍성장
불확실성 높은 횡보장
정기적인 배당 수익 매력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어
기초자산 꼼꼼히 살펴야
포트폴리오 다각화 강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뜨겁다. 최근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계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이미 연금 투자자들의 ‘필수템’으로 자리매김했다.

단기에 많은 자금이 몰리자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초자산, 배당률, 투자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하면 오히려 자산의 안정성을 높이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횡보장에서 초과 수익률 기대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18개로 순자산 규모는 2조958억원(24일 기준)에 달한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6개로 순자산이 1222억원에 불과했다. 1년4개월 새 17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에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자산을 사고 같은 자산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판다. 이렇게 되면 자산이 1만1000원을 넘었을 때 차익은 포기해야 하지만 자산이 1만1000원 아래에서 움직일 때는 시세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얻을 수 있다. 변동성을 줄일 수 있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구간을 넘어 상승할 때 수익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어 급등장에선 불리하다. 한마디로 횡보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전략이다.

 배당률·기초자산 살펴보고 상품 택해야

커버드콜 ETF를 얘기할 때 배당을 빼놓을 수 없다. 보유한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에 콜옵션을 팔아 확보한 돈을 더하기 때문에 일반 배당형 ETF에 비해 분배금이 많다. 올해 국내에 상장된 ETF 중 배당률 상위 10개 상품을 살펴보면 1~6위가 모두 커버드콜 ETF였다.

현재까지 배당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로 3.21%를 배당했다. 이어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2.98%)’ ‘KBSTAR 미국채30년커버드콜(2.75%)’ ‘KODEX 테슬라인컴프리미엄채권혼합액티브(2.67%)’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2.54%)’ 순이었다. 커버드콜 상품은 대부분 연간 기준 분배율 10~15%를 목표로 한다.

기초자산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커버드콜 ETF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꾸준히 상승하지 않으면 원금을 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커버드콜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순자산 5721억원)’는 6개월 수익률 12.7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3340억원)’도 6개월 수익률 12.25%, 1년 수익률 16.16%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해외채권형 커버드콜 ETF는 연금 계좌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해외 ETF를 직접 매수하면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 22%를 물어야 하는데 국내 상품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세 15.4%가 적용된다. 연금 계좌로 투자하면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 인출 때까지 3.3~5.5%만 내면 된다.

 미국 JEPI, 연금 투자자 ‘필수템’으로

커버드콜은 미국에서도 연금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년 미국에서 자금 유입 상위 20개 ETF 상품 중 액티브 ETF는 ‘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JEPI)’ ‘JPMorgan NASDAQ Equity Premium Income(JEPQ)’ 등 2개뿐이었다. 국내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상품으로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한다.

JP모간운용이 운용하는 이 ETF는 각각 S&P500과 나스닥100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커버드콜 구조다. 1년 동안 JEPI에는 80억달러, JEPQ에는 88억달러가 유입됐다. ETF 규모는 각각 324억달러(약 44조5000억원), 117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이 두 개의 ETF 규모만 해도 한국 전체 ETF 시장(약 137조원)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미국에서 커버드콜 ETF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한 옵션시장을 활용한 인컴 전략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국내 커버드콜 시장도 2조원대까지 커졌지만 아직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 비중이 높지만 이자·배당 소득이 적은 투자자들이 커버드콜 ETF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커버드콜은 횡보장에서 강점을 발휘하며 상품별로 명확한 특징을 갖고 있다”며 “각 ETF의 전략을 잘 인지하고 투자한다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투자 효율을 강화하는 데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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