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싫어!' 오버투어리즘에 몸살 앓는 이곳, 이런 정책 쓴다

권영미 기자 2024. 4. 2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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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는 당일 관광객 유료화, 대형 유람선 운항도 금지
바르셀로나는 불법 에어비앤비 단속 및 단체 관광 제한
이탈리아 베네치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지역 주민들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을 더 이상 못참는 세계의 유명 관광지가 점차 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암스테르담과 베네치아 등 관광 명소들은 급증하는 방문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 '십자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선 세계 최고의 관광지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2022년 역사 지구에서 하룻밤을 보낸 방문객이 320만 명에 달했다. 이 지역 주민수는 5만 명에 불과해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머물다 갔는지를 알 수 있다.

베네치아는 매주 목요일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한다. 당일 방문자는 베네치아 곳곳에서 이뤄지는 즉석 점검에 걸리지 않으려면 5유로(약 7400원)짜리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하룻밤 묵는 여행객에게는 세금을 부과했다. 2021년에는 대형 여객선이 도시에 미치는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로 베네치아 석호에서의 대형 유람선 운항을 금지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마르코 대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선 관광객들 ⓒ AFP=뉴스1

암스테르담은 매년 약 2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그런데 일부는 소란스러운 총각 파티, 마약 및 섹스 파티를 위해 이 도시를 찾아온다. 암스테르담은 이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애써 왔다. 예를 들어 2023년에 젊은 영국 남성들이 술을 퍼마시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여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무뚝뚝한 네덜란드식 어법대로 '가까이 오지 마라'(stay away)나 체포될 위험이 있다고 직설적으로 홍보했다.

암스테르담은 또한 지난주 신규 호텔 건설을 금지하고 5년 내에 도시의 강 유람선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홍등가 거리에서 대마초 흡연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 AFP=뉴스1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의 중세 성벽 도시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만큼 유럽에서 가장 혼잡한 도시 중 하나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 유서 깊은 구시가지 내부를 걷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아드리아해의 보석인 이 성벽 도시는 2011년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장면이 이곳 성벽에서 촬영된 이후 방문객 수가 크게 급증했다. 2023년 인구 4만1000명의 이 도시에는 관광객 120만명이 방문했다. 앞서 2019년에는 140만 명이 찾았다.

관광객이 극에 달했던 2019년에 정부는 크루즈 선박 도착 횟수를 하루 2회로 제한했으며, 한 번에 승객은 4000명 이하로 제한했다. 정부는 또한 머신러닝과 일기 예보를 사용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인 구시가지가 언제 가장 붐빌지 예측하는 앱을 출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 AFP=뉴스1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유명한 가우디 건축물의 본고장이자 스페인 최고의 축구 클럽 중 하나가 있는 도시다. 2015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시 시장을 역임한 좌파 전직 주택 권리 운동가 아다 콜라우는 불법 에어비앤비 임대를 단속했다. 또한 시는 역사적인 라 보케리아 시장에 단체 관광 입장을 제한했다.

그리고 도심에서 단체 관광은 최대 20명으로 제한되며 가이드는 확성기를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조치들 덕에 시의회에 따르면 2023년 호텔, 주택, 호스텔에 등록한 관광객 수는 2019년에 비해 6.9% 감소했다.

일본 도쿄의 관광객들 ⓒ AFP=뉴스1

한편 일본 역시 엔저 덕에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많은 지자체에서 숙박세 등의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관광국은 지난 3월의 방일 관광객 수가 308만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월에 비해 1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달 관광객 수가 3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는 관광객으로 인한 오염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에 숙박에 세금을 부과하는 '숙박세', 온천 입욕에 세금을 부과하는 '입욕세', 특정 구역에 들어갈 때 세금을 부과하는 '입장세' 등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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