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사교육비 월 300만원...매일 11시간씩 입시 준비하는 아이들 [초보엄마 잡학사전]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4. 4. 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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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는 아침 9시에 미술학원에 가서 저녁 10시에 집에 와요. 밥 먹는 시간 빼면 11시간 동안 그림만 그리다 와요."

초등학생 6학년인 김 모 군(13)은 방학 기간 13시간을 학원에서 그림을 그린다.

시험이 가까워지는 9~10월이 되면 학교 수업을 빼먹고 학원에 모여 실기시험을 준비한다.

한 미술학원 원장은 "예중 준비하는 아이들은 입시철이 되면 학교 수업을 빠지고 와서 실기시험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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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학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ChatGPT>
[초보엄마 잡학사전-206] “방학 때는 아침 9시에 미술학원에 가서 저녁 10시에 집에 와요. 밥 먹는 시간 빼면 11시간 동안 그림만 그리다 와요.”

초등학생 6학년인 김 모 군(13)은 방학 기간 13시간을 학원에서 그림을 그린다.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11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학기 중에도 하루 네 시간 이상은 그림을 그린다.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주말에는 국어·영어·수학 과외를 받는다.

이제 갓 10대가 된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방불케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은 예술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미술, 무용, 음악 등 예체능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은 많은데 예술중학교가 서울에 단 두 곳 뿐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소재 예술중은 예원학교(정동)와 서울선화예술학교(능동) 두 곳으로, 학교당 미술·무용·음악 총 260~300명의 학생을 모집한다. 그 중 미술은 100명 안팎의 학생을 모집하는데 경쟁률은 약 2~3 대 1이다. 실기시험 비중이 약 80% 이상이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그림 연습을 할 수밖에 없다.

시험이 가까워지는 9~10월이 되면 학교 수업을 빼먹고 학원에 모여 실기시험을 준비한다. 이 때문에 ‘평소 출결 관리를 잘 해놔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입시 준비생들 사이에는 ‘꿀팁’으로 통한다. 한 미술학원 원장은 “예중 준비하는 아이들은 입시철이 되면 학교 수업을 빠지고 와서 실기시험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예중 입학을 준비하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실기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이렇게 안 하면 합격할 수가 없다”면서 “학교당 매년 10여 명의 ‘재수생’이 발생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실기시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면접에서 국어·수학 등 학력 수준을 묻기에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부족한 학교 수업은 주말 개인교습으로 대체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 군의 한 달 사교육비는 300만원에 달할 정도로 가계에 큰 부담이다. 하지만 예중에 입학하면 예술고등학교로의 진학이 용이하고 서울대 등 최상위권을 제외하고는 대학 진학도 유리해 일찌감치 진로를 확정해 준비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초등학생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부모도 많다. 최상위권은 실기 뿐 아니라 수능도 잘 봐야돼 사교육 비용 부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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