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하이브, 이번엔 ‘노예 계약’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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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6. 오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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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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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꽁꽁 묶여” vs “11월 매각 가능”
양측, 어도어 풋옵션 가치 놓고 갈등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탈취 모의 의혹에 이어 ‘노예 계약’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어도어 지분 18%를 가진 민 대표는 하이브 동의 없이는 이 중 일부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며 불공정한 계약이라 주장했고, 하이브는 “올해 11월부터 매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민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어도어 지분에 대한 하이브와의 주주 간 계약을 놓고 ‘노예 계약’을 주장했다. 그는 “제가 팔지 못하게 꽁꽁 묶어둔 5%(가 있다). 그게 저한테 노예 계약처럼 걸려 있다. 그게 행사가 안 돼서 나는 하이브에 영원히 묶여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가 가진 18%의 지분 중 5%는 하이브 동의 없이 처분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해명하고 있다./뉴스1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최초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주식 15%를 받고 이후 5%를 추가로 받았는데, 5%에 대해선 풋옵션(주식을 되팔 권리)이 걸려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나중에 지분 2%를 어도어 경영진에 나눠줬다. 또 계약서에는 민 대표가 어도어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기간에 경업(競業·영업상 경쟁함)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 대표가 어도어 대표직을 내려놓더라도 하이브 동의 없이는 주식을 매각할 수 없어 경업금지 기간이 무기한으로 길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이브는 즉각 반발했다. 하이브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업금지는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한 뒤 동일한 업종에서 창업함으로써 (발생하는) 부당한 경쟁상황을 막기 위해 매수자 측이 요구하는 조항이다. 어느 업종에서나 흔히 있는 조항”이라고 했다.

지분 5%를 하이브 동의 없이 처분하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영원히 묶어놨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 대표는 올해 11월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으며, 주식을 매각한다면 당사와 근속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부터 경업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주 간 계약에는 민 대표가 원할 때 추가로 지급한 지분 5%를 하이브가 사들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는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하이브와 민 대표의 갈등은 보상 규모 때문에 극에 달했다. 민 대표가 어도어 지분을 하이브에 팔 때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느냐는 것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할 때 최근 2개년도 영업이익 평균치의 13배를 적용하려고 했으나 민 대표는 20배 이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계약서상의 매각 관련 조항의 경우 해석의 차이가 있었고 ‘해석이 모호하다면 모호한 조항을 해소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수정한다’는 답변을 지난해 12월에 보냈다”며 “민 대표는 돈에 관심 없다고 했지만 논의를 촉발한 핵심 쟁점은 보상의 규모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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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이은영 기자입니다. 중소·중견기업과 엔터·콘텐츠 기업, 스타트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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