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확산하는 캠퍼스 내 '親팔 시위'…수백 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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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대 108명, USC 93명, 텍사스대 34명 체포
조지워싱턴대 총장 "공간 무단 사용하고 정책 위반"


25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대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학생들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격렬해지고 있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복한 시위대 수백 명은 연행됐다.

25일(현지 시각) 미 보스턴 경찰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보스턴의 에머슨대에서 시위대 108명을 체포했고, 학생들이 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역방송 WHDH의 영상에는 무장경찰이 밤새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시위대를 몰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는 전날 시위대 93명이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에 체포됐다. LAPD는 대학 측의 요청으로 경찰력을 캠퍼스에 계속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교내에 들어와 해산하지 않을 경우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텍사스주 공공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으로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시위와 관련해 34명이 체포됐다. 이 캠퍼스에는 시위가 시작된 직후 기마대와 진압봉 등으로 무장한 텍사스주 경찰이 대거 출동해 학생들을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물리력도 행사됐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에머리대에서도 경찰이 시위대의 텐트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이 현장에서 최소 17명이 연행됐다고 전해졌다. CNN은 경찰이 시위 진압에 후추 스프레이와 후추탄 등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은 "경찰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오전 조지워싱턴대 캠퍼스 중심부에 약 30개의 시위 텐트가 설치됐다. 50여 명의 시위대는 캠퍼스 밖 거리에서도 시위를 벌이며 "지금 당장 (가자지구) 점령을 끝내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엘렌 M. 그랜버그 조지워싱턴대 총장은 텐트를 친 시위대가 "과거의 일부 시위와는 달리 대학 공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여러 대학 정책을 위반했다"며 텐트를 철거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버드대에서는 학교 측이 대부분의 출입문을 잠그고 광장 진입을 막는 등 시위를 차단하려 했지만, 전날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위원회' 활동금지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시위대가 농성 텐트 14개를 설치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뉴욕대에서 시위대 133명이, 예일대에서 48명이 각각 경찰에 연행됐다.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대학에 들어온 텍사스주 기마 경찰대 ⓒAFP=연합뉴스


시위하는 학생들은 각 대학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기업들, 심지어 이스라엘 자체와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대체로 학생들은 △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업체와 거래 중단 △ 이스라엘 기업 등으로부터 돈을 받는 자금 매니저로의 기부금 수락 중단 △ 이스라엘로부터 받는 자금을 더 투명하게 공개 △ 시위로 징계 받거나 해고된 학생·교직원에 대한 사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 주최 측은 폭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유대인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며 시위대의 반유대주의적인 구호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는 각 학교 측은 연중 최대 행사인 졸업식을 앞두고 공권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학교 중심부에 시위 텐트가 가득 들어찬 상태로 졸업식을 개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주요 대학은 대부분 5월에 졸업식을 연다. AP통신은 "졸업식이 다가오면서 각 대학이 시위를 빨리 끝내기 위해 경찰을 신속하게 불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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