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깜짝 성장인데 찜찜하다…걱정되는 ‘반도체 쏠림’
한국 경제의 성장세(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1.3%)가 예상치(0.6%)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호조를 이어간 데다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기 때문인데요.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7%포인트였습니다. 연초부터 GDP 지표가 좋아지면서 2.1~2.2%였던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닙니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3년 4월~2024년 3월) 누적 무역수지는 215억24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를 빼보니 무역수지는 240억1700만 달러 적자 전환됐습니다. 반도체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반도체에 가려 나머지 부문의 부진이 숨겨져 있는 꼴입니다. 반도체를 제외한 무역수지는 2018부터 올해까지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입니다. 이런 상태에선 반도체 경기에 따라 한국 경제가 출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는 “한국산 중간재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반도체 쏠림 현상을 심화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합니다.
여기에다 기대 이상으로 경기가 좋아지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더욱이 미국 경제는 ‘나 홀로 호황’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세가 강력합니다. 2022년 하반기에 한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역전된 뒤 이런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미국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갈수록 작아집니다. 이래저래 고금리 시대는 더욱 오래갈 듯합니다. 경기침체기에 빚내서 생활비 등으로 쓴 서민의 고통은 갈수록 커져갑니다.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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