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영풍 주가, 요지부동 경영진에 주주들 `부글부글`

박정일 2024. 4. 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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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의 주가가 최근 눈에 띄게 급락해 최근 10년 새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저하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주들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사업 투자와 같은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회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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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영풍빌딩. 출처= 영풍 홈페이지

고려아연과 분쟁을 겪고 있는 영풍의 주가가 최근 눈에 띄게 급락해 최근 10년 새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저하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주들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사업 투자와 같은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거의 하고 있지 않는 회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의 주가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39만1500원을 기록하며 40만원대 아래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쉽게 반등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영풍의 주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2014년 4월 30일 기준 주가는 119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영풍의 주가는 57만원가량으로 반토막이 났고 지금도 내림세다.

기존의 제련 사업은 물론 전자부품과 반도체 사업 등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 데다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소홀히 하면서 시장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풍의 연결기준 매출은 3조76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조4295억원)보다 7000억원 가까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34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영풍과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이어 4월 들어서는 고려아연이 그간의 공동 구매 등 협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는 더 내림세다. 본업인 제련 사업의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주주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영풍과 진행해 온 '원료 공동구매 및 공동영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풍과의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그간의 협력 관계가 거의 정리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경영권 분쟁 등으로 힘을 빼기보다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한 여력은 충분하다. 영풍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영풍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79억원이며, 기타 유동 금융자산 및 매출채권 등을 포함한 총 금융자산은 5522억원에 달했다. 기업의 투자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 역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7054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영풍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움직임이 거의 없다.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영풍이 종속과 관계기업에 투자한 내역을 보면 고려아연 주식 취득 외에는 없었다. 이는 영풍이 기존 종속·관계기업에 추가로 투자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새 기업을 종속·관계기업에 편입할 만큼의 대규모 투자도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의 경영권 분쟁 등 소모적으로 힘을 낭비하기보다는 본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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