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감탄한 앵글... 고척돔 개막전 중계 이렇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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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5. 오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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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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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전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중계한 쿠팡플레이의 앱 사용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달 사용자 수가 830만명(와이즈앱·리테일·굿즈 집계)으로 넷플릭스와 격차가 역대 최소(295만명)였다.

오타니 쇼헤이·무키 베츠 같은 세계적 선수들이 찾아왔던 보기 드문 대형 이벤트. 전체 6경기 중계 화면을 쿠팡플레이가 자체 제작해 세계로 송출했다. 국내 최초 도입된 주심 시점에서 보는 ‘엄파이어 캠’과, 무키 베츠의 스윙 궤적이나 슬라이딩 장면 등을 360도로 돌려 보는 ‘4D 리플레이’ 등 다양한 기법에 ‘고퀄리티 중계’라는 호평이 나왔다. MLB도 공식 소셜미디어에 “이 4D 카메라 앵글 말도 안 된다(ridiculous)”라고 올리기도 했다.

공의 궤적과 타자의 움직임을 주심 시점에서 보여주는 ‘엄파이어(umpire) 캠’.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에서 국내 최초로 쓰였다. /쿠팡플레이

현지 방송사나 제작사가 아닌 OTT가 제작을 맡은 건 이례적인 일. 안영균(38)·이윤석(34) PD 등 쿠팡플레이 ‘스포츠팀’ 15명이 주축이 돼 6개월간 준비했다. 최근 만난 두 사람 얼굴은 현장 중계를 다니느라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안 PD는 “처음에 MLB에 제작 계획을 설명했더니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고 하더라”고 했다.

두 사람은 스포츠 채널 PD 출신으로 MLB·WBC·올림픽 등 중계 경험을 갖고 있다. 기존 중계에서 보지 못한 새로움을 더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이 PD는 “OTT라는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청 경험을 하나라도 더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내 야구 중계 사상 가장 많은 카메라를 동원하는 한편, 선수 입국 순간부터 각종 비하인드를 제공해 야구 팬들에게 “갓(god)팡”이라는 평이 나왔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주심 마스크에 끼우는 ‘엄파이어 캠’이 첫 경기부터 깨진 것. 이 PD는 “공이 심판 얼굴에 정통으로 맞아 벌어진 일”이라며 “못 쓸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캐나다 카메라 회사와 소통하며 겨우 수리해 다시 쓸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 쿠팡 본사에서 만난 이윤석(왼쪽)·안영균 쿠팡플레이 PD. 지난달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독점 중계를 맡았다. /남강호 기자

OTT들이 최근 새 먹거리로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플레이는 2년 전부터 K리그 전 경기 중계와 해외 축구 리그, F1, NFL, 마스터스 토너먼트 중계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올여름에는 김민재 선수가 뛰는 바이에른 뮌헨 등을 초청해 경기를 연다. 안 PD는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게 가장 보람 있다”며 “‘한여름밤의 꿈 같았다’라는 어느 시청자의 서울 시리즈 후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경험을 계속해서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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