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우연 전문가 6명 한화에어로 입사 완료...민간 발사체 개발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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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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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항우연 연구자 영입해 4차 발사 준비
검찰 수사 대상 아닌 연구자 우선 입사
“우주항공청 출범 앞두고 민간 역량 강화 선례”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이어 차세대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이 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 6명을 영입했다. 한화로 자리를 옮긴 연구자들은 나로호부터 누리호까지 한국 발사체 개발에 핵심 인력으로 활동한 이들이다. 한화는 연구기관에서 활동한 연구자를 영입하는 모델을 안착시키고, 민간이 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발판을 만들었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7일 항우연을 퇴직한 연구자 6명의 입사 처리를 완료했다. 한화에 입사한 연구자들은 지난해 10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직을 위해 항우연에서 퇴직했다.

항우연 연구자의 한화 이직이 6개월이나 걸린 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민간기업 취업을 위해 퇴직한 항우연 연구자 11명 중 4명에 대해 기술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직을 완료한 연구자 6명은 검찰 수사 대상이 아니었지만, 덩달아 이직이 지연됐다.

한화는 일부 항우연 연구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다른 연구자들의 이직까지 보류해 왔다. 과기정통부가 나서서 기술유출 문제를 제기하고 이직에 제동을 걸자 일단 수사 결과를 두고 보겠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 한화는 “준법경영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 만큼 만약 불법 의혹이 있다면 취업을 불허하고 해당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으며 6개월 넘게 소요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이번에 이직한 연구자들은 수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른바 ‘사법 리스크’도 없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누리호고도화사업에 참여한다. 내년 말 4차 발사를 시작으로 5~7차 발사를 담당해야 하는 만큼 개발 핵심 인력인 항우연 연구자의 입사 처리를 더 늦출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경기 성남 분당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대통령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 연구자 영입을 계기로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우주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NASA) 인력을 영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NASA에서 유인 우주비행 프로그램 최고책임자를 영입했다. 연구기관에서 활동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우주 사업에 필요한 연구개발(R&D)을 기업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항우연 연구자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차세대 발사체의 필요 기술을 결정하는 ‘체계 요구조건검토회의(System Requirement Review·SRR)’부터 참여해 개발 전반에 참여한다.

우주업계에서는 이번 항우연 연구자들의 이직과 관련해 우주산업을 육성할 우주항공청 출범을 앞두고 바람직한 사례를 만들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험과 역량을 보유한 우수 인력들이 우주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민간기업으로 옮기는 것은 산업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특히 한국 뉴스페이스에 큰 영향을 미칠 한화가 앞장섰다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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