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제제 나와" 대세에 도전하는 비만신약 후보들

정기종 기자 2024. 4. 25. 17: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장 주류 GPL-1 비만신약, 위고비·젭바운드 성공신화 불구 요요현상 한계도
올릭스, 식욕억제 아닌 대사량 증가에 집중…유한 'GDF15' 타깃 계열 내 최초신약 도전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도 M&A 및 기술도입 통해 신규기전 확보 잰걸음


글로벌 비만치료제 대세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과 다른 기전의 신약 후보들이 잇따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시장 주도권을 쥔 GLP-1 계열 치료제와의 차별화로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전체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존 GLP-1 계열 제제 강자들 역시 신규 영역으로 눈을 돌리는 중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와 유한양행 등 국내사들이 GLP-1 계열 외 비만신약 후보를 개발 중인 가운데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비(非) GLP-1 계열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할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인슐린 합성과 분비 증가를 비롯해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 등의 역할을 한다. 해당 특징을 기반으로 당초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 과정에서 혈당 조절 외 식욕 감소 등 비만에 대한 효능이 입증되며 흐름이 급변했다.

전략 선회를 통해 성과를 거둔 대표적 기업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다. 비만을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를 등에 업고 각각 '젭바운드'와 '위고비'로 폭발적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2위에 등극한 상태다.

양사 성공신화에 후발 주자들 역시 속속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GLP-1 계열 제제에도 빈틈은 있다. 식욕 감소로 비만 개선을 유도해 요요효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높은 비용과 백인에 집중된 임상 표본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다른 기전을 노리는 신약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국내 대표사로는 올릭스와 유한양행이 꼽힌다.

올릭스는 'OLX702A'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 중이다. GLP-1 계열 치료제와 달리 에너지 대사를 늘려 체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요요현상 없는' 감량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전략적 이유에서 OLX702A의 명확한 기전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지만, 인간 유전체 연구 기반 물질로 기존 치료제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현재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공동연구 또는 기술이전 성과 도출에 집중한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GLP-1 계열 비만신약 요요현상과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병용요법 연구가 활발한데 OLX702A가 부합하는 약물이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유한양행은 'GDF15'를 표적하는 파이프라인 'YH34160'과 'YH4086' 등으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신약을 노리고 있다. GLP-1 계열과 동일하게 식욕 억제를 유도하지만 뇌 하부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수용체에 작용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보다 앞선 단계의 YH34160의 경우 전임상을 통해 위고비 대비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고, YH40863은 GLP-1과 GDF15 동시 타깃 기전을 통해 병용요법 효과 입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역시 신규 기전 물색에 한창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4월 기술도입을 통해 애스펙트바이오시스템즈의 바이오프린팅 조직을 활용한 4개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기술 도입한데 이어 8월 2건의 M&A를 통해 CB1 억제제와 미공개 기전의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추가로 확보했다. 일라이릴리 역시 같은해 7월 19억3000만달러(약 2조6500억원)을 투입해 비GLP-1 계열 비만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베르사니스를 인수했다.

이미 시장 패권을 쥔 양사가 신규 물질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의 여전한 성장성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비만신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억달러(약 8조2500억원)에서 2030년 1000억달러(약 137조45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세계 비만 신약후보 임상시험은 총 124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GLP-1 계열은 36%로 틈새 시장 규모 역시 작지 않은 상태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