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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VR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꿈꾼다, 애플 비전프로 부진에 기회 열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4-25 13: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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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VR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꿈꾼다, 애플 비전프로 부진에 기회 열려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22일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호라이즌 OS를 설명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를 호라이즌 기반 헤드셋에 도입하도록 요청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메타가 가상현실(VR) 헤드셋 운영체제(OS)인 ‘호라이즌 OS’를 타사에 개방하면서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구글과 유사한 행보를 가져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의 VR 사업부는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지만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 부진으로 반사 이익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사업 기회를 확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타의 VR 사업부 리얼리티랩스는 2024년 1분기 38억5천만 달러(약 5조30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올랐다. 리얼리티랩스의 1분기 매출액은 2023년 1분기보다 29.8% 증가한 4억4천만 달러(약 6056억 원)로 집계됐다. 

메타의 VR 헤드셋 ‘퀘스트’ 시리즈와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의 수요 전망치가 크게 낮아지면서 메타의 메타버스 매출이 오름세를 이어갈 요인으로 꼽힌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올해 비전프로 출하량 목표를 (당초 예상의 절반 수준인) 40만~45만 대 안팎까지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궈 연구원은 애플이 비전프로 후속 제품의 상용화 계획을 재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인력 유출도 겪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전프로 마케팅을 총괄하던 핵심 임원인 프랭크 카사노바가 지난 4월 애플을 퇴사했다. 

후속제품 출시가 불투명하고 주요 인사가 떠나는 악재가 겹치다 보니 애플이 결국 VR 사업의 방향성을 크게 바꾸거나 시장 진출을 사실상 포기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도 “리얼리티랩스가 낸 손실은 헤드셋과 운영체제 등 VR 관련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쓰인 금액”이라고 평가해 이번 분기 실적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위한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메타 VR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꿈꾼다, 애플 비전프로 부진에 기회 열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벌링게임에 위치한 메타 판매점에서 한 고객이 메타의 퀘스트 헤드셋을 사용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리얼리티랩스는 2014년 설립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누적 손실만 450억 달러(약 61조8900억 원)가 넘을 정도로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전프로 출시로 VR과 메타버스 콘텐츠가 늘어 메타 또한 수혜를 기대했지만 시장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메타가 VR 헤드셋 시장에서 ‘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희망을 버리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최근 호라이즌 OS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레노버와 같은 다른 업체들에 공개하며 관련 시장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자체 기기만으로는 VR 헤드셋의 대중화를 홀로 주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제조사들도 적극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하드웨어 업체들 유입으로 전체 VR 헤드셋 시장을 넓히고 동시에 메타는 플랫폼을 주도해 메타버스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사업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CNBC는 “OS를 개방하겠다는 메타의 이번 결정은 리얼리티 사업부가 분기당 수십 억 달러를 지출하는 전략적 이유와도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구글도 삼성전자와 퀄컴과 손잡고 VR 및 혼합현식(MR) 시장 재도전을 노리고 있는 경쟁사 가운데 하나다. 반면 메타는 오히려 호라이즌 OS에 구글 스토어도 포함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부문에서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를 내고 광고 정책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결국 메타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메타 대 애플’ 구도를 형성해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와 같은 시장 주역으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VR과 확장현실(MR) 시장이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된다는 가정을 바탕에 두고 있어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하다. MR은 실제 현실에 VR을 더한 증강현실(AR)까지 아우르는 기술을 말한다.

VR 기기용 호라이즌 OS를 하드웨어 기업들에 개방하겠다는 선택이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비전프로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반복해서 드러내고 있다”며 메타가 애플과 대립각을 명확히 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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