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사면초가’… 영종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 ‘도마위’

2024. 4. 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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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에 체결
협약서 불이행 ‘유명무실’… 영종 주민들 기망에 ‘반발’
‘물건너 간’ 뉴홍콩시티 공약 처럼 협약서도 ‘선거용’에 불과해
영종지역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유정복 인천시장이 영종 주민들과 체결한 ‘영종지역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가 도마위에 올랐다.

유정복 시장이 2년 전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 선거운동 때 영종국제도시에 제대로 된 명문 국제학교를 유치하겠다고 지역주민들과 체결한 공약 협약서가 최근 물건너 간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공약 처럼 ‘유명무실’ 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제학교 유치에 장기간 미온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업무이행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뉴홍콩시티와 같이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 마저 표심을 공략한 ‘선거용’으로 이용 당한 것으로 보여져 이는 주민들을 기망한 것이라며 주민들 분노가 극도로 치솟고 있다.

25일 영종 주민들에 따르면 유정복 시장은 지난 2022년 5월 12일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시절 영종국제도시에 명문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내용의 ‘영종지역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를 영종국제학교시민추진위원회와 공약으로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영종국제학교시민추진위원회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의 외국인 정주 여건 조성과 교육인프라 확충을 위해 세계적인 명문 국제학교 설립 필요성을 공감한다. 인천시장으로 취임 시 이를 상호 협력해 정책에 반영하고 적극 추진할 것을 서약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주민들은 유 시장과의 협약서 체결에 따라 영종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에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희망하면서 교육특구는 물론 도시 인프라 구축으로 뒤쳐진 영종 발전에 기대를 걸었다.

유 시장이 민선8기 인천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6월 영종 국제학교 유치에 따른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제학교 유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초 학교부지 축소, 개발업자 공모 방식 등으로 주민들과 인천경제청 간에 이견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더욱이 영국 최상위급 킹스칼리지스쿨(영국 랭킹 1위·세계 IB교육 5위) 본교에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학교부지 소유주 인천도시공사 등에 국제학교 설립 의향을 보여 왔고 이에 주민들은 킹스 본교에 직접 확인을 통해 유치를 희망했지만, 개발업자 공모방식만을 주장하는 인천경제청과의 마찰로 학교유치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022년 5월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시절 영종 주민들과 영종지역 국제학교 유치 공약협약서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이에 따라 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을 신뢰할 수 없어 킹스칼리지스쿨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유 시장에게 주민 수천명의 서명부와 건의문을 전달하고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 등으로 유 시장이 직접 나서 학교를 유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유 시장은 수개월 동안 아랑곳 하지 않고 국제학교 유치와 관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유 치를 위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유 시장과 함께 협의해 약속한 명문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가 불이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주민을 기망한 것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영종 주민들은 “유 시장은 자신의 민선8기 핵심 공약 1호인 뉴홍콩시티 파기로 주민들을 허탈하게 만들더니 이제는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협약서 마저 이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져 아이들의 미래 교육을 망치고 있다”며 “그렇다면 유 시장은 그동안 시장 당선을 위해 공약과 협약서 등으로 주민들 표에만 관심 있는 ‘선거용’에 불과했던 것이었느냐”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촉구한 우리가 원하는 명문 국제학교 킹스칼리지스쿨 유치를 타 지역으로 빼앗긴다면 이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유 시장은 이에 따른 책임과 심판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의 한 주민은 “유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홍콩에서 이탈하는 9000여 개의 글로벌 기업들 중 단 한 곳도 영종에 유치해 오지 못한 무실적 뉴홍콩시티 공약으로 보아 가장 기본적인 외국인 정주 여건의 필수 요소인 국제학교 유치가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 순서인데도 처음부터 국제학교 유치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국제학교, 종합병원 등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영종에 어느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 오겠느냐, 이는 경제자유구역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는 지난 24일 영종 국제학교 유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유 시장이 직접 나서 학교를 유치하는 결단을 내려 달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주민 요구대로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조속히 이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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