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늪’에 빠진 애플
中 협력업체 오히려 4곳 늘어나
아이폰 판매량 中서 3위로 추락
미·중 갈등 속에 애플이 중국에 쏠린 공급망을 인도·동남아로 분산시키는 작업을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중국 협력업체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도 중국의 가성비 좋은 부품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 23일 전 세계 공급망 업체 187개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2023년 회계연도(22년 10월~23년 9월)를 기준으로 집계됐는데, 중국 업체는 2022년보다 4곳 늘어난 53곳에 달했다. 항공사 보잉과 에어버스에 티타늄 합금을 납품하는 바오지 티타늄 인더스트리와 디스플레이 업체 삼안광전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바오지는 아이폰 프로에 처음 도입된 티타늄 소재를, 삼안광전은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미니 LED를 납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인도 타타그룹과 처음 거래하는 등 인도와 동남아로 협력업체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 절감과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국 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2020년부터 애플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업체를 늘려왔다”고 했다.
중국 업체와의 협업은 늘고 있지만,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1위를 수성하던 스마트폰 판매량(지난 1분기)은 중국 토종 기업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의 중국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중국 내 ‘애국 소비’ 움직임에 밀려 비보(17.4%), 아너(16.1%)에 이어 15.7%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애플은 중국 춘절 연휴에 아이폰15 시리즈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15% 할인 행사까지 했지만, 중국 브랜드 공세에 밀린 것이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이 최대 생산 허브이자 주요 판매 시장인 중국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말이 나온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방문에서는 “세계에서 중국보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공급망은 없다”며 공급망뿐 아니라 연구개발에도 더 많은 투자를 약속했다. 3주 뒤 쿡 CEO는 베트남을 방문했고, 애플은 “베트남 공급업체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18일 싱가포르에는 34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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