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출신이 우주항공청 R&D 총괄한다

김동하 기자 2024. 4.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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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경제 이끌 사령탑 인선
우주항공청 1급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 내정된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소개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초대 우주항공청의 주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임무본부장에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John Lee·68) 전 미 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을 지명했다. 임무본부장은 1급이지만 급여는 차관급인 우주항공청장보다 약 1억원 더 많은 2억5000만원을 받는다. 국내 공무원 중에선 대통령에 준하는 파격 대우다.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러한 윤 대통령 인선을 발표했다. 우주항공청 청장에는 윤영빈(62)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차장에는 노경원(5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지명됐다. 윤 대통령은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주요 직위에 내정한 만큼 우주항공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우리나라 우주 항공산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했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5월 27일 경남 사천에서 출범하는 우주항공청은 2032년 달 착륙,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 탐사 등을 목표로 우주 개발을 주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겠다는 윤 대통령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우주항공청 설치·운영 특별법은 NASA를 모델로 주식 백지 신탁 의무 제외 등 임용·보수·조직 등 다방면에서 파격적 특례를 인정했다. 우주항공청장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복수국적자의 임용도 허용하면서 존 리 본부장 인선이 가능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주요 보직에 해외파 인재를 적극 기용하라고 했다”며 “신설되는 우주청의 탄력적 조직 운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초소형 군집위성(네온샛)’ 1호기(오른쪽)가 24일 우주로 발사됐다. 정부는 향후 초소형 위성 총 11기를 군집 운영해, 한반도 인근을 하루 3회 이상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네온샛 11기는 500km 상공의 두 궤도(왼쪽)에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다. /그래픽=양인성

존 리 본부장은 국내 공학계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주로 개발 프로젝트를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을 떠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UC샌디에이고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카네기멜런대 대학원에서 공공 정책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NASA에서 근무를 시작해 뉴밀레니엄 프로그램 관리자, 헬리오피직스(heliophysics, 태양물리학) 프로젝트 관리자 등을 맡았다. 2016년부터는 NASA, NOAA(미 해양대기청), DoD(미 국방부) 등 여러 기관과 협력하는 극지위성 프로그램 책임자로 일했고 2021년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수석 어드바이저를 지낸 후 은퇴했다. 백악관에서도 IT(정보기술) 예산 관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NASA 출신이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을 중심으로 적임자를 물색해 왔다”고 했다. 반면 존 리 본부장이 실질적인 연구 경험이 있는 공학자 출신이 아니라는 점, 국내 기술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점 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윤영빈 청장은 발사체 엔진 관련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미시간대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액체로켓 최적 분사 시스템, 로켓엔진 연소기 등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왔다. 액체로켓 엔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서울대 차세대 우주추진 연구센터에서 센터장을 맡고 있다. 성태윤 실장은 “윤 청장은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등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기여해 온 우주 추진체 분야 우리나라 대표 연구자”라고 했다. 방효충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초대 청장은 학계와 산업계, 연구계, 일반인들의 기대치를 잘 담아서 목표를 제시하는 게 중요한데, 윤 초대 청장이 그런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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