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넘어 AX 빅뱅] "美 빅테크에 안 밀려"… K-스타트업 `솔라`로 도전장

김나인 2024. 4. 2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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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영토 키우는 기술기업
업스테이지, 경량화 LLM 공개
실리콘밸리에 법인 세워 둥지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제공
엔비디아가 주최한 AI 컨퍼런스 'GTC 2024'에 업스테이지 관계자들이 참석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솔라' 등을 시연했다. 사진은 GTC에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만난 업스테이지 직원들. 업스테이지 제공
솔라 LLM 이미지. 업스테이지 제공

"미국법인 설립에 이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누적 1400여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미국 빅테크가 글로벌 AI 생태계를 집어삼킬 태세인 가운데 한국 토종 스타트업이 기술 하나로 그들과 경쟁을 벌인다. 핵심 무기는 '다큐먼트 AI' 제품과 자체 사전학습 LLM(대규모언어모델) '솔라'다.

지난 2020년 네이버 개발자 출신의 김성훈 대표가 설립한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창업 3년 만에 1400여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에는 KT, SK네트웍스, 산업은행 등이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최근 유치한 투자액 중 최다 규모로, 벤처투자 빙하기에도 예비 AI 유니콘 기업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평이 나온다.

업스테이지는 빅테크 등 IT기업들이 밀집한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현지 법인 '업스테이지AI'를 세우며 둥지를 틀었다. 네이버 파파고 모델팀 리더를 역임했던 업스테이지 공동창업자인 박은정 CSO(최고과학책임자)가 미국법인 대표에 선임됐다. 법인 첫 행보로 지난달 엔비디아가 연 세계 최대 AI 컨퍼런스 'GTC 2024'에 참가해 전 세계 AI 개발자를 대상으로 솔라를 시연해 AI 기술력을 세계에 알렸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논의해 주목받기도 했다.

업스테이지가 주력하는 '솔라'는 빅테크 모델보다 경량화한 사이즈로, 빠른 속도와 성능이 강점인 언어모델이다.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로 정식 출시해 다양한 산업 도메인에서 기업별 맞춤형 LLM을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법률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와 각각 금융 특화 모델, 법률 특화 모델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에 진출하는 한편 최근 동남아시아 통신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특화 LLM 구축에도 나섰다.

업스테이지는 솔라 개발을 위해 매개변수 사이즈는 작지만, 강력한 성능의 모델을 만드는 자체 기술 'DUS(깊이 확장 스케일)'를 적용했다. 이 기술력은 자연어 처리 분야 권위 있는 학회에 관련 논문 채택으로 공인받았다. 중국 AI 유니콘 기업 01.AI가 업스테이지의 DUS 기법을 활용해 자체 언어모델 'Yi'를 개발하는 등 적용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AI 모델을 제공하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 등 글로벌 플랫폼에도 대표 사전학습 모델로 탑재됐다. 업스테이지는 솔라 한국어·영어 지원에서 연내 일본어, 태국어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또 다른 대표 솔루션인 '다큐먼트 AI'는 자체 AI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탑재해 다양한 이미지 형태의 문서에서 글자와 정보를 추출해 디지털화해 준다. 특히 손글씨 등 비정형 데이터가 포함돼 까다롭다고 꼽히는 보험 서류 처리까지 한다. 업스테이지는 한화생명과 손잡고 진료비 세부 내역서를 업계 최초로 AI OCR로 분석했다. 보험 청구 서류의 OCR 인식률이 평균 95%에 달한다. AI 서비스의 수익화가 더딘 상황에서 수익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 보험, 의료 등 문서 처리 수요가 높은 시장을 공략하고 글로벌로 외연을 넓히면서 올 1분기 100억원의 신규 계약을 확보했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 논의하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행사도 활발하게 연다. AI 교육 프로그램을 글로벌 단위로 확장하기 위해 미국, 일본, 베트남 등 전세계 AI 개발자, 연구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해커톤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 법인을 필두로 장기적으로는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맞춤형 LLM을 출시해 해외 거점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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