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로봇’ 착용 후 3㎞ 걸으니… 무게감 있지만, 발걸음 가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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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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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무게감은 있었지만,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는 확실히 발걸음이 가벼웠다.

24일 ‘입는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가 소매 제품으로 판매를 시작한 보행보조 로봇 윔(WIM)을 30분간 착용하고 약 3㎞를 걸어본 소감이다.


‘웨어러블 로봇’이나 ‘외골격형 로봇’으로 불리는 입는 로봇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듯한 답답함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윔은 그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로봇 엔지니어 출신인 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는 “센서·머신러닝을 활용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기기가 0.2초 이내에 순응하도록 하는 기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계단을 오를 때는 움직임을 제약하는 느낌이 있었다. 바위 등을 오르는 산행의 경우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위로보틱스는 산행시 윔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리산국립공원 근무자들과 협업해 제품을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착용은 간단했다. 허리와 무릎에 벨트형 거치대를 착용하고, 본체의 클립을 거치대에 걸면 된다. 30초 정도면 간단히 탈부착할 수 있다. 아랫배에 위치한 본체에서 나는 모터 소음은 다소 큰 편이었다.

위로보틱스의 보행보조 로봇 '윔'의 탈부착형 배터리. /박정엽 기자

걸음을 가볍게 만드는 기능인 ‘보행 보조’ 모드는 1~3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어서 2단계로 출력을 높이니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3단계는 제품이 사용자의 허벅지를 끌어올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출력이 강했다. 위로보틱스는 제품을 착용하면 계단이나 언덕을 오를 때 대사에너지를 평균 16% 줄여준다고 밝혔다.

걸음에 부하를 주는 운동 모드를 선택하면 물 속을 걷는 것처럼 힘이 들었다. 역시 1~3단계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거나 달리는 것 같은 효과로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배터리 탈착은 간단했다. 위로보틱스와 함께 윔 실증 협업을 하는 지리산국립공원 레인저들은 400g짜리 배터리를 하나씩 더 들고 다닌다고 한다. 완충한 배터리 1개로는 2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 / 박정엽 기자

무게감은 있지만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기존의 보행보조 로봇은 무게가 3~10㎏ 수준으로 무겁고 부피가 너무 커서 상품성을 갖추기 힘들었다. 윔은 무게를 1.6㎏으로 줄이고 부피도 줄였다. 기존 보행로봇들이 골반 좌우에 각각 장착한 모터를 아랫배 쪽에 하나만 설치하면서도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특허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허리, 엉덩이, 허벅지 뒤쪽이 자유로워져서 의자 등에 쉽게 앉을 수 있다.

블루투스 통신으로 연동하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운동 경로를 추적하고, 센서에서 수집된 운동 상태의 분석도 가능하다.

가격이 319만원에 달하지만, 하체 근력의 중요성을 아는 시니어 사용자들의 관심이 많아 1차 생산분은 완판됐다고 한다. 김용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제품 가격을 스마트폰 수준까지 낮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윔로보틱스는 사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지난달 말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인근에 윔 보행운동 센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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