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다시서기]①역대급 코인 신화…박관호의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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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4.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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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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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의 지난 4년여의 행보를 돌아보고, 장 전 대표를 대신해 직접 위메이드 수장에 오른 박관호 대표의 향후 과제를 진단한다.
(왼쪽부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와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 /사진=블로터 DB
위메이드의 성장은 가상자산 위믹스(WEMIX) 탄생 전후로 달라진다. 장현국 전 대표가 위믹스 코인을 발행한 후 위메이드는 실적과 주가, 유동성 면에서 이전과 다른 역사를 썼다.

새로운 기술 시장인 블록체인 업계도 꽤나 고무됐다. 이름있는 국내 중견 상장사가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결합된 이상적 형태의 토크노믹스(tokenomics)를 실현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과실을 가장 많이 챙긴 인물 중 한 명이 위메이드 최대주주이자 창립자인 박관호 대표다. 올해 4월19일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위메이드 지분 43.99%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소장파' 장현국 전 대표를 지난 2014년 최고경영자(CEO)로 기용했다. 위메이드는 이후 7년간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2021년 흑자전환하며 기사회생했다. 

장 전 대표의 취임 첫해 성적표는 처참했다. 2014년 위메이드는 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8억원 줄어들어 적자전환했다. 게임 산업이 7% 성장하며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했지만 위메이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후 회사가 순손실을 이어가 박 대표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았다. 회사는 △2015년  -1239억원 △2016년 - 730억원 △2017년 -9억원 △2018년 -485억원 △2019년 -287억원 △2020년 -184억원으로 좀처럼 손실을 면치 못했다. 자회사 조이맥스가 개발한 '윈드러너'의 인기가 식어 실적이 악화됐다. 모바일 신작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기존 인기 게임에 안주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장 전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의 P2E(Play To Earn) 게임인 '미르4'를 꺼내들었다. 게임에 쓰이는 기축 가상자산인 위믹스 코인이 대흥행하면서 위메이드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P2E는 이용자에게 돈을 주는 게임이다. 당시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은 P2E 열풍이 일어 관련 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장 전 대표의 신사업은 이 같은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졌다. 

2020년 10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 상장 당시 200원이었던 위믹스 코인 가격은  2021년 말 2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위메이드 주가는 10배가량 올랐다. 미르4의 흥행으로 2021년 매출은 전년 대비 165.5% 급증한 335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3081억원으로 폭증했다.

 
/그래픽 = 박진화 기자
 

위메이드는 위믹스 코인을 내다 팔아 곳간을 채웠다.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021년 위믹스 유동화로 약 2255억원을 확보했다. 현금성 자산은 2737억원으로 전년의 422억원 대비 5.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후에도 위메이드의 현금은 △2022년 4635억원 △2023년 605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위믹스 보유자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위메이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믹스 선수수익 규모는 △2021년 2445억원 △2022년 5196억원 △2023년 5295억원으로 늘고 있다. 선수수익은 미르4 이용자가 가진 위믹스 코인의 규모다. 일종의 '마일리지'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매출이다. 유저가 위믹스로 아이템을 구입하면 이때 회사의 매출로 잡힌다. 

 
/그래픽 = 박진화 기자
 

위믹스 흥행 효과는 이익잉여금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익잉여금은 당기순이익이 쌓인 계정이다. 당기순이익은 주주의 몫이다. 상법에 따르면 이익잉여금을 한도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 신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2021년 위메이드의 이익잉여금 규모는 3876억원으로 전년보다 5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가 위메이드로부터 거둬들인 배당금 규모는 2020년 46억원에서 2021년 9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111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시의적절한 무상증자가 배당금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사회는 2021년 8월 위메이드의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1680만주에서 3325만7434주로 늘렸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주식 수는 765만7474주에서 1483만5388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당시 무상증자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박 대표는 50억원 상당의 배당금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수령한 배당금과는 46억원가량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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