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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이 전기차 타야하는데"…인도, 리튬·니켈 확보전 뛰어든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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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대국 인도, 에너지원 90% 이상 화석연료
2070 탄소중립 달성 위해 전기차·배터리 육성
남미·아프리카는 물론 인도양까지 적극 탐사
현재는 리튬 전량 수입…"중국서 다변화 추진"




세계 1위 인구 대국 인도가 리튬 등 희귀광물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탄소중립' 후발주자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체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국내는 물론 해외 광산은 물론 해양 매장지까지 적극적인 탐사에 나섰다.

칸타 라오 인도 광산부장관은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설정한 기술, 성장 및 기후 목표 때문에 희귀광물에 대한 중요성과 요구, 필요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라오 장관은 "지난 수년 간 구리나 석탄 등 기존 광물을 확보해왔던 방식대로 희귀광물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억 인구 대국 인도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에너지 발전원 중 화석연료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인도 통계청에 따르면 2021~2022회계연도 1차 에너지 공급비중의 72.92%가 석탄, 천연가스가 8.16%, 원유가 7.87%, 갈탄이 2.81%였다. 원자력, 수력 등 기타 재생 에너지원은 8.24%였다.



이러한 인도는 제 26차 UN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7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0를 달성한다는 장기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에너지 요구량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고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500기가와트(GW)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기차 등 그린 산업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해야한다는 게 인도 내부의 계산이다. 인도 싱크탱크 브릿지인디아의 프라틱 다타니 설립자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전력 사용량 중 50%를 할당하기로 약속한 재생 에너지 중 많은 부분이 전기차로 충당될 것이며 리튬은 그 공급망의 시작에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인도는 리튬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인도 언론정보국(PIB)에 따르면 2022년 리튬이온 68.17%를 중국에서, 25.48%를 홍콩에서 수입했다. 다타니 설립자는 "인도는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리튬이 국내 소비 및 저장 인프라에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지정학적인 이유로 중국에서 벗어나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자체 희귀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광물 탐사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라오 장관은 내년에 시행되는 인도 국내 광물 탐사 중 절반 이상을 흑연, 몰리브덴, 니켈, 코발트, 리튬, 칼륨 등 희귀광물 탐사에 할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20개 광산 구역의 낙찰자를 다음달 발표하고, 오는 6월에는 20~30개 구역의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도는 지난 1월 국영광물기업 카니즈비데쉬인디아(카빌)을 통해 아르헨티나 리튬 광구 5개를 인수하는 등 해외 채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카빌은 2022년 호주 중요광물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호주에서 잠재적인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개발하기로 했다.

라오 장관은 인도가 구리·리튬 광산을 보유한 칠레, 리튬 매장량이 풍부한 볼리비아나 나미비아, 콩고민주공화국, 모잠비크, 남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바다로도 시야를 넓히고 있다. 육지에 있는 기존 광물 매장지에서는 선행주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BBC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달 UN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에 두 개의 인도양 심해 탐사 면허를 추가 신청했다. 기존 면허 2개에 더해 이번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인도의 면허 개수는 러시아와 같고 중국보다는 하나 적게 된다. 지금까지 ISA가 발급한 면허는 총 31개다.

인도가 신규 신청한 지역은 중앙 인도양 칼스버그 산맥과 아파나시-니키틴 해산 지역 두 고싱다. 전자는 구리, 아연, 금, 은 등이 함유된 열수 분출구에서 다금속 황화물을, 후자는 코발트구 풍부한 페로망간 지각을 탐사하는 게 주 목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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