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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민간 우주기업 국내 첫 발사 '카운트다운'

고재원 기자
입력 : 
2024-04-23 17:36:19
수정 : 
2024-04-23 19: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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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추진 페리지에어로
내달 27일 제주 서해상서
소형로켓 '블루웨일' 발사
이노스페이스, 상업발사 추진
우나스텔라, 여행상품 목표
스페이스X에 잇단 도전장
사진설명
상반기 중 제주 해상에서 발사될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블루웨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한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는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이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시험발사체 '한빛-TLV'를 브라질에서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다음달 27일 발사체 '블루웨일'을 쏜다. 발사에 성공하면 국내에서 쏜 첫 민간 발사체가 된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를 완료한 뒤 올해 내 기술특례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23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다음달 27일이나 늦어도 올 상반기 안에 제주에서 블루웨일 발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제주 서해상에서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해상 발사 플랫폼인 '세테시아1'을 활용한다. 해상에 마련된 발사대에서 블루웨일을 쏘아올려 준궤도 비행을 한 뒤 안전 통제 반경 내 해수면으로 낙하시킬 계획이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측은 "발사에 성공하면 발사체의 추진, 구조, 비행제어 시스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신동윤 대표가 만 19세였던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가족이 이민을 가며 캐나다에서 고교 시절을 보낸 신 대표는 2017년 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했다. 창업팀 수준이었던 회사는 14억원 규모 엔젤투자를 받으며 2018년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사업성을 인정받아 현재까지 누적 약 57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길이 20.6m의 2단형 소형 우주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150㎏짜리 위성을 500㎞ 상공의 태양동기궤도로 실어 나를 수 있다. 우주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한다는 의미를 담아 블루웨일이라고 이름 붙인 이 발사체의 가장 큰 특징은 액체 메탄을 연료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메탄은 기존 액체엔진 로켓에 주로 사용되는 연료인 케로신(등유)처럼 침전물이 쌓이는 문제도 없고 비용도 저렴하다. 우주발사체 재활용 측면에서 최근 각광받는 연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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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사로 개발을 완료한 메탄엔진 '스카이블루'와 로켓의 자세 제어에 중요한 '비행제어계'를 검증한다. 이미 시스템의 지상 검증은 완료됐다. 비행시험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이 최종 검증대에 오르는 것이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검증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발사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는 탑재체도 싣는다. 국내 기업인 카이로스페이스의 초소형 위성 부품과 스페이스린텍의 우주의학 플랫폼을 싣고 발사된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국내 기업의 우주기술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발사체 스타트업은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양강으로 나뉜다. 지난해 3월 먼저 발사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는 이미 위성 발사 수주계약도 맺었다. 이탈리아 '아포지오스페이스' 등 해외 위성회사 2곳과 1251만달러(약 166억5000만원) 규모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으로는 처음 수주한 사례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2025년부터 상업 발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노스페이스는 총 706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이들 외에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려는 스타트업도 있다. 2022년 2월 국내 첫 유인 발사체 개발 스타트업을 표방하며 설립된 '우나스텔라'는 고도 100㎞까지 유인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발사체를 개발해 준궤도 우주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전기모터펌프 사이클 엔진 시스템 기반의 자체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 시험비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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