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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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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파운드리 미국 성공, 패키징 등 후공정에 달렸다

K반도체, 대만과 비교해 생태계 구축 미비해
TSMC와 격차 줄이려면 산업 전반 협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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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자]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앞서 인텔(미국)과 TSMC(대만)에 이어 세 번째 반도체 보조금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이 한 데 모이게 되면서 미국은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격전지가 됐다. 업계는 그간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강세를 보였던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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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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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는 지난 2022년 반도체법을 제정했다. 보조금과 연구·개발(R&D) 비용 등 총 527억달러(76조원)를 지원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자국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반도체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끌어와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대만 등 동아시아 의존도를 줄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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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 85억달러·12조원)과 대만 기업인 TSMC(66억달러·9조1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삼성전자에 지급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러한 투자를 통해) 우리가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다시 한번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는 3사가 모두 미국을 중심으로 격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삼성은 미국 진출과 함께 오는 2030년 TSMC를 제치고 세계 파운드리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그간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강점을 보인 만큼 비교적 약세한 파운드리로 경쟁 우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 구조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에 집중도가 적었다”면서 “매출 비중만 봐도 상당 부분을 메모리가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운드리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직접 경쟁을 펼쳐야 하는 대만의 파운드리는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1.2%, 삼성전자는 11.3%를 차지했다. 또, 생산 점유율도 50%에 육박한다. TSMC를 필두로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 파워칩 등 대만 파운드리 기업들은 지난해 전 세계 파운드리 생산 점유율의 46%를 차지했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구조는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설계, 패키징 및 테스트가 고르게 발전했다. 2021년 기준 대만의 반도체 산업 위상은 파운드리 1위, 팹리스 2위, 패키징 및 테스트 2위다. 반도체 산업 전반이 균형있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계가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반도체 산업은 칩 초미세화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기보다 전공정 단계부터 후공정까지 첨단 패키징을 통해 반도체의 성능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만 반도체 생태계에 적합했다. 

 

특히 대만 자국 기업인 ASE와 TSMC 간의 협업이 주효했다. ASE는 세계 패키징 시장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다. 2위 기업인 미국 엠코와도 매출이 2배 가량 차이난다. 현재 ASE는 애플을 비롯해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세계적 팹리스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TSMC, ASE 등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협력하며 경쟁력을 갖춰온 것이 대만의 생태계 구축을 가능케 했고,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음 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태계 구축이 미진하다. 글로벌 10대 반도체 후공정(OSAT), 즉 패키징·테스트 기업 순위에서 국내 기업은 전무하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 매출 순위는 1위 ASE(대만), 2위 앰코(미국), 3위 JCET(중국) 등이다. 1위 ASE 점유율이 30%에 육박하는 데, 한국은 후공정 업체를 다 합쳐도 10% 미만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패키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어드밴스드패키징팀(AVP)사업팀을 신설하고 패키징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2.5D 패키징 아이큐브(I-Cube), 3D 스태킹 패키징 엑스큐브(X-Cube) 등이다. 아이큐브는 HBM 모듈을 몇 개 탑재하느냐에 따라 아이큐브2(HBM 2개 탑재), 아이큐브4(HBM 4개 탑재) 등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TSV 본딩(Through Silicon Via Bonding) 패키징 기술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개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기존 TSV에 MR-MUF라는 공정을 적용해 적층 과정에서 생겨난 방열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해 대규모 R&D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패키징 및 반도체 관련 R&D를 위해 150억 달러(약 20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파운드리 강국이 되려면 생태계 구축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그간 우리 기업들은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고 있었는데, 최근엔 협력 체계 구축 등 파운드리 영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개별 기업만의 힘으로는 대만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인 만큼 대기업·중견·중소기업, 팹리스·파운드리·패키징·테스트 기업 등이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삼성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은 생태계 구축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부족했던 비메모리 수요가 받춰주면 충분히 성장하며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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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혁 기자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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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김종길 산업부 kjk54321@asiatime.co.kr

입력 : 2024-04-23 16:14 수정: 2024-04-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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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 명품백' 수사 이번주 본격화…청탁금지법상 처벌규정 없어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린 검찰이 금주 중 고발인 소환 절차를 밟는 등 수사를 본격화한다. 5일 법조계를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조만간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당초 검찰은 오는 9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백 대표 측이 조사일 연기를 요청해 일정을 다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재미교포인 최재영 목사로부터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다고 폭로한 곳이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은 최 목사가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했고, 선물과 몰래카메라는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했다고 한다. 이후 서울의소리 백 대표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인 조사의 쟁점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과 윤 대통령 직무 사이 관련성을 규명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적인 직무와 관련'해 일정액을 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서울의소리 측은 윤 대통령이 통일운동가인 최 목사를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권한이 있는 만큼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영상에는 김 여사가 "저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끊어지면 적극적으로 남북문제에 제가 나설 생각이다"며 "윤석열 정부가 잘 해내서 통일돼서 대한민국이 성장 되고 우리 목사님도 한번 크게 저랑 같이 할 일 하시고"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검찰은 백 대표와 최 목사 조사를 통해 김 여사와 최 목사의 관계, 선물을 주게 된 경위 등을 확인해 직무 관련성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김 여사가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청탁금지법에는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직무와 관련해 배우자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 본인을 처벌하는 규정만 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경우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실을 인지한 뒤 제대로 신고했는지가 또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한다. 다만 기관장 외에 감독기관·감사원·수사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정부 수반인 윤 대통령 자신이 기관장인데, 신고 여부를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선례가 없어 검찰도 법리 검토에 신중을 거듭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반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뚜렷한 처벌 조항이 없어 윤 대통령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안 경우 이를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도록 하지만, 반환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반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은 있는 만큼, 최 목사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런 법의 맹점 탓에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할 당시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의 실익에 물음표를 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럼에도 검찰이 고발 5개월여 만에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신속 수사를 강조하고 나선 배경에는 야권을 중심으로 압박 여론이 강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국면이 지나 수사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도 사라진 만큼 정치권에서 거듭하는 '봐주기 수사' 비판을 신속히 털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추가 인원이 투입된 만큼 검찰이 이르면 한두 달 안에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당사자인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여사는 현재 고발돼 피의자 신분이긴 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는 만큼 적용될 혐의도 없어 실질적으로는 참고인 신분에 가깝다. 따라서 검찰이 전후 사정을 면밀히 살피기 위해 김 여사의 의견을 듣고자 하더라도 조사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다만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야권에서는 다시금 수사가 부실하다며 특검 도입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어, 이를 둘러싼 '수 계산'도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김 여사를 조사하면서 반부패수사2부가 수사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내용도 함께 조사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사안의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김 여사 처분 방향에 대해 관련자들의 항소심 재판 내용을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켓Q] "투자에 '손흥민'은 없어...MBTI로 자신의 성향 파악하고 보완해야"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개인투자자에 돈이 많은 외국인의 투자법을 강요하는 건 마치 일반인에 손흥민이나 박지성의 축구 스타일을 따라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개인투자자가 처한 자금 상황과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여의도에서 아시아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기존 재테크 서적 등은 성공신화를 강조하는데 그쳤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중국 사상가인) 공자나 순자 등은 도덕적 이데올로기를 강요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반면 노자는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처럼)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개성과 성향 그릇을 존중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맥락에서 곽 센터장이 지난 3월 출시한 책이 'MBTI 투자법-아직도 주식 투자가 어렵다면'이다. 이에 앞서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KB증권, 하나은행 등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던 내공으로 앞서 곽 센터장이 쓴 책만 '개미가 이긴다', '나는 배당투자로 한 달에 두 번 월급 받는다', '장기 투자의 바이블, 실전 ESG투자 따라잡기', '메타버스 투자의 정석', '이렇게 쉬운데 왜 주식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등 다수다. 그는 이번 책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가 체성분 분석을 받듯 실전 투자에 앞서 자신의 투자 성향을 세심하게 체크하는 건 필수"라며 "어떤 MBTI 유형이든지 나에게 가장 적합한 재테크 방법을 충분히 습득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해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한다면 누구나 재테크 성공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투자 잠재력을 16가지 MBTI 유형별로 알아보고 개인과 기업의 궁합을 바탕으로 미국 주식 50종목을 활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 워런 버핏(ISTJ), 조지 소로스(ENFJ), 레이 달리오(ENTJ) 등 글로벌 투자 대가의 추정 MBTI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각 MBTI에 맞는 종목도 추전한다. 개인이 성향을 반영한 기업 후보군과 함께 상호 보완될 수 있는 종목도 제시한다. 그래서 각 MBTI별 최종 추천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ISTJ의 경우 개인의 성향을 반영한 종목은 저(低)베타, 저ESG, 저주가수익비율(PER), 고(高)이익성장의 특징이 있는 알파벳, 티모바일, 엑슨모빌 등이다. 여기에 상호 보완되는 종목으로는 테슬라, AMD, 로블록스 등이고 최종 추천 포트폴리오는 알파벳, 티모바일, 엑슨모빌, 테슬라, AMD 등으로 추려진다. 로블록스는 아직 적자 기업으로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ISTJ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아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곽 센터장은 "MBTI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에 들어가면 친구 얼굴도 못 보고 졸업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했던 것"이라며 "MBTI가 다양한 인간군상을 파악하고 개성을 존중하자는 있미인 만큼 투자도 그 사람 개성에 맞게 존중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워런 버핏의 투자 스타일만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람마다 다른 개성을 존중해야 하고 하나의 투자법칙을 강요하는 건 찬성할 수 없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스타일이 나쁘다 좋다 판단하지 말고 자신이 가졌을 때 편안한 주식에 투자하면 된다"며 "다만, 비슷한 종목에만 투자하면 한계가 있으니 MBTI를 통해 나머지 40~50% 정도는 보완하는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넣어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 "핵무기급 AI 힘 두려워...애플 주식, 세금 때메 팔아"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CNBC 방송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기 수단으로 AI의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만약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은 역대 '성장 산업'(growth industry)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AI가 만든 자신의 이미지를 화면에서 봤다면서 "난 아마 어느 이상한 나라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돈을 송금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버핏 회장이 본인의 이미지조차 그 진위를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AI 기술이 정교하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는 핵무기를 램프에서 꺼낸 요정에 비유하고서는 AI도 핵무기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정의 힘이 나를 정말 두렵게 한다"며 "나는 요정을 다시 램프에 집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데 AI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주총에는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의 투자 철학과 생각을 들으려는 투자자들이 매년 몰리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해 주총은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단짝인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 없이 열린 첫 주총이라 주목받았다. 멍거 부회장은 작년 11월 99세로 별세했다. 이날 버핏 회장은 무대에서 자신이 2021년 후계자로 지명한 그레그 아벨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과 나란히 앉았는데 그레그를 돌아보다가 실수로 "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돈 관리에 있어서 세상에서 찰리보다 대화하기 좋은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이날 공시한 실적자료에서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890억 달러(약 257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다. 버핏 회장은 이 금액이 2분기 말 2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보유 현금을 쓰고 싶다면서도 "우리가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적은 일을 하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왜 새로운 투자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마음에 드는 투구에만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답했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에 들고 있던 애플 주식의 약 13%를 매도해 지난 3월 말 기준 1354억 달러(약 184조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주가가 11%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버핏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버핏 회장은 애플이 올해 말까지 계속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는 애플이 버크셔가 지분을 보유한 다른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훨씬 나은 기업"이라고 주주들에게 말했다. 버핏 회장은 "정말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레그가 이 회사를 넘겨받을 때도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애플 지분을 줄인 이유에 대해 애플의 장기 전망이 문제가 아니라 세금 때문에 주식을 팔았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가 미디어 대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 주식에 투자한 것에 대해 "100% 내 책임이었고 우리는 (주식을) 전부 팔았으며 상당히 많은 돈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버크셔는 2022년 1분기부터 파라마운트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2023년 말 6330만주를 보유했다. 파라마운트 주가는 2022년에 44%, 2023년에 12% 하락했다. 올해 93세인 버핏 회장은 주총에서 승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버핏 회장은 아벨 부회장을 버크셔의 차기 최고경영자로 지목했지만, 아벨이 투자 종목 선정까지 하게 될지는 명확하지 않았었다. 이날 버핏 회장은 아벨 부회장이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 운영 등 향후 투자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버핏 회장은 "나는 이 세상의 몇 사람이 하고 있듯이 4년 뒤에 내가 어디에 있을지 그렇게 확신할 수 없는 나이인데도 4년짜리 고용 계약을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라며 "난 (주주) 여러분이 내년에도 오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내가 내년에도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