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빅4, 반토막 난 주가에 개미들 매수 행렬.... 그러나 수출도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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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2. 오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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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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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양극재 ‘빅4′ 주가가 모처럼 기지개를 켰다. 전년 기록한 고점과 비교해 반토막 수준에 머무는 주가를 보고 개인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수출 지표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부진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9.27%(2만3500원) 뛴 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과 엘앤에프도 각각 2.02%(7500원), 1.73%(2600원)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5.49%(1만2500원) 올랐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퓨처엠 제공

양극재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 낮아진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꼽힌다.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지난해 종가 최고치 59만8000원 대비 53.4%(32만1000원) 하락했다. ▲LG화학 -50.7%(38만9000원) ▲에코프로비엠 -48.1%(22만2000원) ▲엘앤에프 -46.7%(13만3800원) 등도 같은 기간 주가가 반토막났다.

양극재는 차량용 이차전지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이차전지와 이차전지 소재 종목들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LG화학과 엘앤애프가 40조원이 넘는 양극재 수주에 성공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개인은 이달 들어 적극적으로 양극재 종목을 담고 있다. 개인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LG화학 36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두번째로 매수 폭이 컸다. ▲에코프로비엠 1310억원 ▲포스코퓨처엠 460억원 ▲엘앤에프 460억원 등도 모두 ‘사자’였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와 괴리가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LG화학 목표주가로 59만원을 제시했다. 이날 종가보다 56.1%(21만2000원) 높은 수준이다. ▲엘앤에프 50.5%(7만7300원) ▲포스코퓨처엠 34.1%(9만4400원) ▲에코프로비엠 12.7%(3만400원) 등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낙관론을 펴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있다. 국내 양극재 기업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 양극재의 수출 단가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의 리튬염(NCM)의 수출 단가는 1㎏당 26.7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지표상 NCM 수출 단가가 소폭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다시 꺾이면서 지난해 3월 52.9달러를 정점으로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의 리튬염(NCA) 수출 단가 역시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1㎏당 33.9달러로 2022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테슬라 주도로 전기차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소재인 양극재 가격도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양극재 가격이 뛰기 어려운 만큼 최소한 수출 물량이라도 증가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양극재 월 수출은 지난해 평균 1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선 5억~6억달러에 머물고 있다”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려면 적어도 지난해 월평균 수출액을 딛고 성장세가 나타나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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