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성 적고, 에너지 밀도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려
테슬라·현대차·닛산 등 글로벌 기업들 너도나도 개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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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자]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전고체 배터리 자체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내재화에 나섰다. 직접 조달로 셀 제조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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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 공장에 구축하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공개하고 2028년 자체 개발한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차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닛산은 내년 3월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을 시험 가동하고 본격적인 양산 시점에 배터리 연간 생산량을 100㎿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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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지마 순이치 닛산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 규모를 확대하는 단계"라며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로부터 매우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제품이다. 액체 대신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해 작동 온도 한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대세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2배 높고, 충전 시간도 짧다. 반면 주행거리는 대폭 개선된다.
따라서 배터리 제조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SDI, 현대차, 일본 도요타, 닛산, 중국 CATL, 독일 폭스바겐 등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750만달러에서 연평균 180% 성장해 2030년이면 400억달러(약 5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 곳은 삼성SDI와 일본 도요타 자동차다.
삼성SDI는 최근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경기 수원 삼성SDI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6월 시제품을 생산했다. 지난해 하반기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공급하고 고객사들과 양산 협의 중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기업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의 선두주자다. 최근 삼성SDI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파나소닉과 설립했던 배터리 합작사(JV) '프라임어스 EV 에너지'를 완전 인수하는 등 준비를 진행 중이다.
닛산도 2028년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 공장에 구축하는 전고체 배터리(ASSB) 파일럿 생산라인을 공개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또한 2022년 배터리 원자재 가공, 배터리 셀 개발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파워코' 설립했고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연간 24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셀 공장 6개를 짓기로 결정했다. 배터리 제조기술 내재화는 물론 간펑리튬을 통해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도 구축해나가고 있다.
페라리는 내재화로 보기는 어렵지만 외부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한 배터리 셀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이달초 배터리셀 연구소 'E-셀스 랩'을 개소했다. 앞서 페라리는 지난달 한국 배터리 기업 SK온과 배터리셀 기술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SK온은 내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9년 상용화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쯤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완성차 업체의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 포문을 열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2030년부터 대규모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10년간 배터리 분야에 총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한다.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 산실’로 꼽히는 남양연구소에도 2020년부터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 정밀 분석을 통해 배터리 셀의 성능과 내구성, 안정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차세대 배터리에 적용될 신소재 분석 또한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와 손잡고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구축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들과 중국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것은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면 시장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를 목표 시점까지 개발해 양산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완성차 중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에 가장 앞선 테슬라, 현대차도 아직 배터리 업체 수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기술 개발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몇몇 선두 업체들만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며 "개발 및 양산 체계를 선점하면 기술 주도권 확보 및 산업 표준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페라리의 유일한 배터리 공급사로 2019년부터 페라리의 첫 PHEV 차량 ‘SF90 스트라달레'부터 지난해 페라리 한정판 스페셜 시리즈까지 SK온 배터리를 탑재해왔다.
완성차 업체들이 직·간접적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서 찾을 수 있다. 공급 체계의 간소화를 통해 보다 경쟁력있는 가격의 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경우 사업 초기에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수급받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진 이후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망을 확보하며 배터리부터 부품, 소프트웨어까지 하나의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말 자체생산한 4680 배터리를 탑재한 사이버트럭을 출시하는 등 배터리 내재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 BYD는 자체적으로 개발·양산한 배터리로 완성차까지 제조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체 배터리 생산망을 구축하는 초기 비용은 막대하지만, 생산망이 구축된 이후에는 변화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유리해진다. 자사 전기차에 맞는 최적화된 배터리를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완성차 업체들이 양산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터리 셀 제조기업들의 설비, 인력, 기술 등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동맹을 결성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중국 CATL과 협력, 미국 미시간주 남동부에 배터리 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일본 혼다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오하이오주 제퍼슨빌 인근에 배터리 공장을 올해 말까지 완공하고 내년 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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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김종길 산업부 kjk54321@asiatime.co.kr
입력 : 2024-04-20 10:29 수정: 2024-04-2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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