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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래스카 구리 광산 불허…환경단체에 밀린 바이든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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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환경보호 강조
구리 공급부족 악화될 전망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알래스카 구리 광산 개발을 위한 약 340㎞의 도로 개설 허가를 거부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의식해 환경 단체들의 손을 들어준 결정이다. 구리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연방정부는 앰블러 액세스 프로젝트(Ambler Access Project)로 알려진 도로 건설 인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식 인허가 결정은 올 연말께 이뤄질 전망이다.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약 75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구리 매장지에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허가다. 정부가 이를 불허한 이유로 도로가 야생동물 서식지를 교란하고 연어 산란장을 오염시키며 30개 이상의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의 사냥 및 낚시 전통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도로를 건설할 경우 수천 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영구 동토층의 해빙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오듀본 협회(National Audubon Society) 알래스카 사무소 데이비드 크라우스 임시 사무총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생태학적으로 온전하고 기능적인 풍경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은 반발하고 있다. 광산이 개발되면 39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3억달러 이상의 임금이 지역에 돌아갈 것이라는 논리다. 칼렙 프뢸리 앰블러 메탈스 전무는 "불법적이고 정치적인 동기로 지역 사회의 개발을 막는 것"이라며 "지역 젊은이들이 일자리와 기회 부족으로 인해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알래스카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석유 시추 프로젝트인 윌로우를 승인해 지지층의 반발에 직면한 뒤 미국 전역의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중단시키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리 가격 강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을 연초 대비 10% 이상 오른 파운드당 4.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파나마 코브레 광산의 폐쇄와 칠레 광산의 생산 차질 등으로 구리 가격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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