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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안바이오, 다발성근염·근육근염 미토콘드리아 치료제 3분기 2b상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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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는 동종 미토콘드리아 이식 치료제로 세계 최초 임상을 진행 중이다. 희귀질환인 다발성근염·근육근염 치료제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고 적응증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파이안바이오는 LG화학 책임연구원과 차바이오텍 바이오개발본부장을 지낸 한규범 대표가 2013년 설립했다. 세포 소기관 중 하나인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한다.

파이안바이오는 2017년부터 미토콘드리아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시작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자가면역질환인 류머티즘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2018년 이은영 서울대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추천을 받아 자가면역성 희귀질환인 다발성근염 및 근육근염을 최초 적응증으로 결정했다.

한 대표는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돼 발생하는 희귀질환이어서 작은 벤처기업이 진행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대조군이 있는 임상 2상 이후 3상 조건부 품목허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육세포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다발성근염과 피부근염은 염증성 근육병으로 분류되는 희귀질환이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자기 자신의 근육세포를 죽이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다발성근염은 사지 근육의 근력 약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피부근염은 근력 약화와 더불어 피부 발진이 동반된다.

다발성근염은 10만 명당 1.4~2.1명, 피부근염은 10만 명당 1.2~2.7명꼴로 발병한다. 연 평균 300~400명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환자들은 근력이 약화되고 무력감을 느껴 병원을 찾는다. 근조직 검사를 진행해 근세포 내부에 T세포가 침윤되는 경우 확진 판정을 받는다.

다발성근염과 피부근염의 기존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스테로이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염증에 대한 대증요법에 불과하며 장기간 사용할 경우 근육 감소의 원인이 된다. 대체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파이안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PN-101'은 건강한 공여자의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동종 미토콘드리아가 주요 성분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알려진 ‘ATP’를 생산하는 세포 소기관이다. 활성산소를 조절하고 염증 조절,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mtDNA)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포 하나에 다수의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한다. 세포 내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가 많을수록 질환에 가까운 상태로 볼 수 있다.

한 대표는 “배터리에 비유한다면 ATP를 못 만드는 미토콘드리아 비중이 높아질수록 방전에 가까운 상태로 볼 수 있다”며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하면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를 대체하기도 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회복시킨다”고 말했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PN-101을 정맥 투여하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된 근육세포, 조직, 면역세포로 이동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회복된다. 근육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회복은 근육세포에서 근육섬유로 분화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근력이 회복되고 면역세포 내부에 활성화된 염증신호를 억제해 면역반응 이상에 의한 자가근육 소실을 방지한다.

미토콘드리아 이식치료제는 기존에 없던 기전인 만큼 PN-101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기간이 걸렸다. 파이안바이오는 인간에 미토콘드리아를 투여했을 때의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다수의 전임상을 수행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결과를 제출했다.

2022년에 동종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로 세계 최초 인간 대상 투여를 시작했다. 환자 9명에 PN-101을 정맥 투여한 결과, 저용량 및 중용량에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임상 결과 분석을 통해 탐색적 유효성도 관찰했다. 임상 1/2a상 결과는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효능 비교를 위한 반복투여 임상 2a상도 지난 2월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올 3분기에는 대조군을 설정한 단회투여 임상 2b상 시험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을 마치고 2027년 이후 조건부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난청·안구질환 등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적응증 확대
파이안바이오는 향후 PN-101의 품목허가 이후 적응증을 멜라스(MELAS), 론(LHON) 등 미토콘드리아 DNA 이상으로 인한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멜라스 증후군과 론은 미토콘드리아 DNA 점돌연변이에 의해 발병되는 모계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멜라스 증후군은 뇌졸중 증상과 당뇨병, 심근병, 청각 소실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 론은 시신경 손상으로 인해 시력이 약화되는 질환이다. 멜라스는 성인 10만 명당 1~16명, 론은 10만 명당 2명꼴로 발병한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인한 유전성 희귀질환은 300여 종에 달한다. 파이안바이오는 눈과 귀 등에 PN-101을 국소 투여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재단의 후보물질 도출과제를 통해 난청 동물모델에서 청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눈 질환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서울대병원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파이안바이오는 2026년에 유전성 난청, 2027년에 안구 질환에 대한 IND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유전자치료제의 도입이 어려운 질환”이라며 “PN-101의 국소 투여가 정상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늘려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안바이오는 미토콘드리아에 링커 없이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미토콘드리아ADC(mtADC)도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와 결합하는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링커 없이 미토콘드리아에 직접 연결해 암세포를 죽이는 기전이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막을 투과해 세포 내로 침윤하는 특성과 암세포를 타깃해 항암제를 전달하는 ADC의 기본 원리를 이용한다.


■전문가 평가
“염증성 질환의 근본 치료제가 될 ‘마이토테라피’”
by 정순욱 한국투자파트너스 이사
탯줄 줄기세포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정맥주사하는 ‘마이토테라피’를 개발한다. 만성 염증성 질환에 대한 근본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희귀질환으로 분류된 다발성근염·피부근염에 대한 임상 1/2a상을 마쳤다. 해당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국내외 다수의 제약사와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를 증강시킨 세포치료제도 국내외 기업과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글=박인혁 기자 / 사진=서범세 기자

**이 기사는 바이오 전문 월간 매거진 <한경 BIO Insight> 2024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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