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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미래·삼성 손잡은 퓨리오사AI, '파두 사태' 의식했나지난달 경쟁 PT 진행 후 상장 주관사 선정…"'원팀' 가능한 곳 골랐다"

안준호 기자공개 2024-04-15 07:58:4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일정을 준비 중인 퓨리오사AI의 주관사 선정 결과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파두 사태’의 여진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 하우스들이 모두 경쟁에 참여한 가운데 파두 상장을 주관했던 두 증권사가 모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팹리스’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두 회사의 공통점은 적은 편이다. 단 인공지능(AI) 산업의 개화와 함께 도래한 반도체 산업의 변화를 포착했다는 점은 같다. 파두 상장 당시와 비슷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불필요한 오해는 차단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파두 주관사단 제외, 미래·삼성 낙점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연초 IPO 준비에 돌입한 이 회사는 지난달 복수 증권사를 대상으로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3월까지 진행된 콘테스트 결과 두 곳의 증권사를 뽑았다.

회사 관계자는 “AI 반도체라는 산업과 그 성장 잠재력을 가장 잘 이해하고, 회사와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곳으로 주관사를 선정했다”며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과정이고, 준비하는 동안 회사의 구조나 시스템도 많이 바꿔야 할 테니 ‘원팀’으로 일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단 증권업계에서는 파두의 어닝 쇼크 사례를 상당 부분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준비 과정에서 직접적인 언급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같은 팹리스 스타트업인 만큼 시장 분위기를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최종 선정된 주관사 역시 파두 상장과는 무관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이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파두는 당초 추정치보다 현저히 낮은 실적을 공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파두와 주관사단 측은 급작스러운 매출 공백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수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대표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 공동 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은 물론 초기 펀딩을 주도했던 포레스트파트너스 역시 최근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파두의 실적 공시가 있었던 작년 11월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시장에 던진 충격은 오히려 커진 상태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검토는 이전보다 깐깐해진 분위기다. 예심 도중에도 월별 매출을 검토하고 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가결산 실적을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기술성 평가 단계에서도 '기술성'보다 '사업성'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검찰·금감원 파두 수사 결과도 부담

회사 역시 이런 분위기를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파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즉 메모리 시장이 주된 목표고 퓨리오사AI는 인공지능 시장이 타겟이라는 점에선 다르다”며 “단 같은 팹리스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선 IPO 시장에서 비슷하게 볼 가능성이 높고, 회사 역시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수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큰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현재 업계에서는 곧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며 “압수수색 등 굉장히 높은 강도로 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주관사 측도)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황을 고려하면 애초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의 RFP를 받아든 하우스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 7개사로 알려졌다. 파두 주관사였던 곳을 제외하면 IPO 리그테이블 기준 상위 하우스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뿐이다. NH, 한국 두 곳 중 하나는 포함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배제하는 선택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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