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재형저축 등 국회 문턱 높아졌다

강지수 2024. 4. 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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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
야당, 차주 이자 부담 감경 등 '강경기조' 내걸어
금융권 "이행 시 금융사 손익에 직접적 영향"
산은 부산이전 '산은법' 통과 불확실성 커져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범야권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여당과 금융당국이 추진했던 금융정책은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 부산이전도 산은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앞서 야당이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 보다 강경한 정책을 내걸었던 만큼 긴장감을 갖고 추진 여부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다만 입법에선 우위를 점했지만 금융공약 추진 과정에서 행정부와의 소통없이 실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공약 실현은 쉽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총선으로 야당이 과반이상 자리를 차지하면서 법 개정이 필요한 정부와 여당의 정책들이  국회 문턱을 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여당은 금융당국의 기존 정책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발표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여야 주요 금융공약

"차주 대출 이자 부담 줄여야"…'강경기조' 내건 야당

여당이 내건 공약 중 현재 5000만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까지 상향하는 건과 재산형성저축 제도 재도입 등은 법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야당의 협력 없이는 추진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예금자보호한도의 경우 민주당에서도 관련 법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최근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악화 등에 따라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생금융 등의 정책 기조는 이번 선거 이후에도 유지되겠지만 정책 동력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야당이 내놓은 총선 공약의 이행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야당은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내용 등 등 여당보다 강경한 기조의 정책을 공약에 포함했다. 

야당은 먼저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 산정 시 교육세와 기금출연료 등을 가산금리 항목에서 제외하고 정책모기지와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리인하요구권을 주기적으로 고지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법정 최고금리 초과 계약에 대해 이자계약 전부를 무효화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최근 발생한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와 관련한 정책도 내놨다. 먼저 불완전판매 등과 관련해선 장외파생상품 개인판매 규제를 강화하고, ELS 등 고위험·고난도 상품을 개인에게 판매할 때는 금융당국 심사 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전승인제, 연령·투자성향·경험 등에 기반해 은행 내 개인별 고위험·고난도 상품 투자한도를 제한하는 규제방안 도입도 추진했다. 여신전문회사와 상호금융의 금융사고(횡령·배임 등) 제재근거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위원회를 살펴봐야겠지만 정무위 구성이 바뀌면 정책 추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이 내건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등의 공약은 여당이 내건 공약보다 금융사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이 내건 공약 중 저출산 관련 대책도 눈길을 끈다. 다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이 없고, 이 역시 금융당국 등 행정부와의 소통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앞서 야당은 총선에 앞서 저출생 공약을 강조하면서 △신혼부부 가구 당 10년 만기 1억원 대출 지원 및 추후 자녀 수에 따른 원금·이자감면 △출산 시 아이계좌로 18세까지 매달 10만원 지원하는 자립펀드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언급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없던 일로?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면서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 공약 추진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부산이전은 양당의 총선 공약집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내건 공약이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을 강조해 왔던 만큼 여당이 다수석을 얻을 경우 추진에도 동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에 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면서 산업은행 부산이전은 또다시 제자리걸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산업은행은 본점 부산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는 상당부분 진행됐지만, 가장 큰 관문인 산업은행법 개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한시름을 놓긴 했지만 부산이전 이슈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기 때문에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도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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