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5년 줄줄이 상폐 위기...기술 특례 바이오벤처 잔혹사

김명지 기자 2024. 4.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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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폐 기로에 놓인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인바이오젠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고, 코스닥에서는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뉴지랩파마, 셀리버리, 제일바이오,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 이종장기를 연구하는 제넨바이오, 세종메디칼 등 바이오벤처들이 무더기로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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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거절 쏟아지며 상폐위기
EDCG, 셀리버리, 뉴지랩파마, 엔케이맥스 등
“기술 믿고 상장한 바이오 벤처들 옥석 가리기”
일러스트=정다운

#. 지난 8일 국내 유전체 분석회사인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 회사가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마쳤는데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것에 한국거래소가 책임을 물은 데 따른 조치였다. 회사는 9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하면서 주식 거래 정지가 이어졌다. 감사인의 의견거절은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EDGC는 지난 2018년 기술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처음 입성했다.

올 들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폐 기로에 놓인 제약바이오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인바이오젠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고, 코스닥에서는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뉴지랩파마, 셀리버리, 제일바이오,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 이종장기를 연구하는 제넨바이오, 세종메디칼 등 바이오벤처들이 무더기로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지난달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본부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29개사인데, 이 중에 7개가 바이오벤처인 것이다. 이 가운데 엔케이맥스, 셀리버리, 뉴지랩파마, 인바이오젠 등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아예 의견 거절을 당했다.

이들 바이오벤처는 감사보고서를 늑장 제출했다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상장사들은 정기 주주총회 1주일 전까지는 감사보고서를 포함한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12월 결산법인들은 3월 말 정기 주총을 열기 때문에 3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로부터 7일 전인 22일까지는 감사보고서를 공시했어야 한다.

이들 바이오벤처 중에는 지난 2018년~2019년 바이오 벤처 붐이 일때 기술특례 제도로 자본시장에 입성한 곳이 여럿 있다. 셀리버리는 지난 2018년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엔케이맥스는 지난 2015년 기술특례 코스닥에 상장한 에이티젠이 2019년 흡수합병하며 출범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 1호인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이력이 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연구개발(R&D) 비용이 필요하지만, 매출은 나오지 않아 적자가 계속된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당장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에게는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특례상장 제도 만들었다.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도록 R&D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라는 취지였다. 다만 기술특례로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5년의 유예기간 이후 연 매출이 30억원이 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2년 연속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하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 2018년 벤처붐을 타고 상장했던 바이오벤처들은 올해가 상장 5~6년차가 도달하면서 무더기 상장폐지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뜻이다. 더욱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상장한 바이오 벤처 가운데 경영진의 횡령·배임, 상장폐지 등 문제가 여럿 발생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 기업 외에도, 아이진, 박셀바이오(항암 면역치료), 젠큐릭스 등 코스닥 상장기업들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옥석고르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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