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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DTx의 최근 개발 동향과 임상 전략,그리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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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권 객원기자

지난 2월 26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디지털 치료용 애플리케이션(앱) ‘SDT-001’에 대한 제조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일본에서는 시오노기제약, 서스메드, 큐어앱 등 3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기기(DTx)가 개발되고 있다. 이달에는 이들 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중심으로 일본의 DTx 임상개발 전략을 분석하고, 일본에서 DTx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살펴본다.




시오노기제약은 일본에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SDT-001의 제조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시오노기제약은 미국 아킬리로부터 디지털 치료용 앱 ‘인데버알엑스(EndeavorRx)’의 독점 개발권 및 판매권을 받았다.

이 앱은 소아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환자의 부주의 증상 개선에 사용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SDT-001의 임상 3상은 6~17세 소아 ADHD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ADHD 중증도 평가척도인 ADHD-RS-IV 부주의 점수의 기저치(베이스라인) 대비 변화량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삼았다.

임상 결과, SDT-001군(1일 1회 약 25분씩 6주간 1주기 지속)은 일반치료군(환경조절 및 심리사회적 치료 지속)에 비해 치료 시작 6주 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p‹ 0.05).

2차 평가항목인 ADHD-RS-IV 총점 및 과잉행동·충동성 점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변화량도 SDT-001군이 일반치료군 대비 치료 시작 6주 시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p‹ 0.05). 이와 함께 SDT-001군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되는 이상반응 및 심각한 이상 반응이 없었다.

시오노기제약은 통신회사인 NTT데이터그룹과 협력해 디지털 치료용 서비스 보급을 위한 DTx 유통 플랫폼을 구축했다. 2025년에 플랫폼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목표다. 그동안은 의료기관과 DTx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계약하고 처방 등록 및 청구 등을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시오노기제약은 이를 플랫폼화해 의료기관과 DTx 사업자 간의 계약, 청구 및 처방 등록, 처방 지원, 미지급금 확보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과 DTx 사업자 모두에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처방, 유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는 지난 1월 DTx 전문 개발사인 서스메드가 작년 12월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불면증 치료용 앱의 보험수가 적용 신청서를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업계를 뒤흔든 일도 있었다.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가 제출된 서스메드의 데이터에 대해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에 대해 평가해야 할 의학적 유용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다른 기업인 큐어앱의 ‘큐어앱SC’는 비맹검 비교시험으로 승인을 받았다. 시험 참가자에게 단일맹검 비교시험을 실시했지만, 샴(시험기기) 앱에 의한 맹검성 유지가 곤란한 것으로 간주돼서다. 큐어앱SC와 SDT-001의 두 제품에 대해서는 샴 앱을 대조해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을 시도하고 있지만, 제작된 샴 앱은 맹검성 확보와 효과 저하를 동시에 이끌어내지 못했다.



日 DTx 임상 단계에서 고려할 점

그렇다면 DTx 임상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있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일본제약공업협회에서는 샴 앱의 제작 시 다음과 같은 유의사항을 제안하고 있다.

● 유효성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기능을 모두 삭제하면 시험참가자의 맹검성 확보가 안 되는 가능성이 있어, 맹검성 확보와 효과의 저하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
- SDT-001의 탐색 임상에서 핵심 메커니즘만을 삭제한 샴 앱으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함.
- 큐어앱SC의 샴 앱은 맹검성 유지에 실패함.

● 실시 의료기관의 임상시험 단계에 의한 앱 화면열람, 콘텐츠 내용의 청취 등에 의해서도 맹검성이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앱의 인스톨이나 조작 설명, 진행상황 확인 등 맹검성을 고려한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샴 앱의 설계단계에서 맹검성 및 대조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것이 어려워 파일럿 시험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음.
● 샴 앱을 임상시험에서 사용하기 위한 요건과 유의점은 공표되어 있지 않음.
● 샴 앱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사례가 없어 향후 논의가 필요할 것임.


이중맹검 비교시험은 이상적이지만, 샴 앱의 제작이 곤란할 경우는 DTx의 임상적 위치로 돌아와 선택할 수 있는 수단 중에서 보다 적절한 시험 설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샴 앱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는 이중맹검 비교시험을 수행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상적인 테스트 디자인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DTx 개발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일본의 DTx 심사는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내 SaMD의 심사나 상담에 특화된 전문조직에서 전담하고 있다.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는 보험적용 수가를 검토하는 체제로 구성된다.

DTx의 임상 평가에 대해서는 ‘행동 변용을 수반하는 의료기기 프로그램에 관한 평가 지표’가 공표됐다. 하지만 맹검시험의 필요 여부나 샴 앱의 작성·평가 방법, 샴 앱을 작성할 수 없는 경우에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시험 디자인과 같은 DTx 개발에 요구되는 구체적인 요건은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다.

DTx 평가를 위한 적절한 시험 설계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호손 효과 등 심리적 영향이 하나의 논점이 된다. 심리적 영향을 포함한 DTx의 기능과 유효성을 적절히 평가하기 위한 시험 설계에 대해서는 개별 제품 콘셉트나 탑재하는 치료 원리에 따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위와 같이 DTx 개발에서 맹검시험의 필요 여부나 적절한 시험 설계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현재 이중맹검 무작위화 비교시험의 실시가 필요한 경우, 우선은 맹검성을 유지 가능한 샴 앱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 여부가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DTx는 개발상의 과제 외에도 보험수가 산정의 예측성이 낮다. 또 의료 종사자의 부담 경감이나 의료의 균등화 등 DTx만의 부가가치에 대한 평가가 불투명하며, 비용 회수 문제 등 사업성 자체에 관련된 과제도 많이 존재한다.




2030년 122억 엔 규모 시장 예상

일본디지털헬스얼라이언스(JaDHA)는 규정대로 DTx의 인허가를 받았더라도 일본에서 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일본인의 리얼월드 데이터 ▲적절한 보험수가의 적용 ▲신뢰할 만한 제약회사와의 협업 등이다.

DTx는 현재의 의료 환경에서 의료 자원의 절감 및 의료의 균일화에 의한 환자 접근이나 의료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후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3 의료, 헬스케어 DTx 관련 시장의 현황과 장래전망’에 따르면 일본의 치료용 앱·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23년 2000만 엔에서 2030년 122억 엔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고 리딩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품목허가 및 보험적용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 의료진이 신뢰하고 처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저자 소개>
정권
2002년 한미약품 경영기획팀에 입사 후 글로벌사업본부를 거쳐 2007년부터 한미재팬에서 사업개발 및 라이선싱 업무, 북경한미약품그룹에서 신규사업개발 업무를 맡았다. 2018년 BTS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한·중·일 사업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바이오 전문 월간 매거진 <한경 BIO Insight> 2024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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