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집에서 맞으며 관리하는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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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03. 오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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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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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켐비 피하주사 제형 허가 신청 예정
뇌 속 찌꺼기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

그래픽=손민균


일본 제약사인 에자이와 미국 제약사인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약효를 유지시키는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한 허가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축적돼 생기는 병이다. 아밀로이드는 우리 몸에서 저절로 생기는 단백질인데, 뇌 속에 축적돼 서로 덩어리(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만들어 문제를 일으킨다.

이렇게 덩어리가 진 상태가 심해지면 뇌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타우 단백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레켐비는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다. 이 약은 지난해 2주에 한 번 맞는 정맥주사(IV) 제형으로 미국 FDA 허가를 받았는데,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이번에 한 달에 한 번만 맞아도 레켐비의 약효가 유지되는 주사제에 대한 허가를 FDA에 신청하면서, 피하주사제형도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침입자’로 인식해 제거하는 약이다. 그런데 레켐비를 정맥주사로 맞고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뇌에서 충분히 제거한 후에도 계속 신경이 손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정맥주사로 뇌 속 찌꺼기를 제거한 이 후에도 효과가 한 달 가량 유지되는 정맥주사 방식의 레켐비와 함께 집에서 손쉽게 맞을 수 있는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해 왔다.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정맥주사 방식의 레켐비가 FDA의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빠르게 허가를 받은 만큼, 레켐비 피하주사 제형 허가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FDA가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에자이는 “올해 3월 내 피하주사 용법에 대한 승인 신청서 제출을 목표로 했으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FDA 요구에 따라 패스트트랙 신청서를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 신청은 차세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승인 결정이 연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 관심을 끈다.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없애서 플라크가 생기지 않게 막는다면, 도나네맙은 이미 뭉친 플라크를 제거한다.

레켐비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에서 허가를 받았고, 유럽 호주 브라질 캐나다 홍콩 영국 인도 이스라엘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에서 허가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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