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사관 폭격' 이스라엘에 보복 엄포…중동확전 우려
이란과 헤즈볼라가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하면서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부는 성명에서 "침략적인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그러한 비난받을 만한 행위에 단호한 대응을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국 영사관 공격이 "엄청난 국제법 위반"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등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 침략자에 대한 대응과 처벌의 방식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 공습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 범죄는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서는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고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왔다.
이번 폭격과 관련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위스 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이스라엘 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국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의 미국 이익대표부 직원을 초치한 것을 말한다.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은 이란과 국교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부로서 미국과 이란이 공식·비공식으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시리아 알 이크바리야 방송과 SANA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오후 12시 17분경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했다. 이로인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를 비롯해 여러 명이 숨졌다.
인명피해 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현지 언론들은 "외교관 등 5∼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사망자 가운데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80세 추정)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자 자헤디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란의 준군사 작전을 관리해왔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은 폭격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전쟁 목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추가 언급은 없었다고 WSJ이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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