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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손정의 픽' ARM, 자율주행車 반도체 시동

김제관 기자
입력 : 
2024-03-14 1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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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벤츠 등 설계 적용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설계를 처음 공개했다. 주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고성능 '네오버스'급 반도체 설계를 차량 애플리케이션용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곳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9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ARM이 최근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에 공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소프트웨어와 이를 구동할 수 있는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RM 자동차 부문을 이끄는 딥티 바차니는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발명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변화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빠르고 중요한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는 우리 성장과 미래의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메르세데스-벤츠, 엔비디아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이미 ARM의 새 설계를 자사 제품과 개발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 로봇을 포함한 자율 시스템을 위한 '드라이브 토르(Drive Thor) 플랫폼'에 ARM의 최신 네오버스급 중앙처리장치(CPU)를 사용한다.

2022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러네이 하스는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과 더불어 자동차 시장을 ARM의 핵심 주력 사업 분야로 선정했다.

ARM의 자동차 부문 매출은 스마트폰 등 4대 부문 가운데 가장 적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RM은 2022년 기준 자동차 반도체 시장 규모가 190억달러(약 25조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시장 규모 2000억달러(약 264조원)의 10% 수준이라고 전했다.

최근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차량에 탑재하는 반도체의 양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설계를 적용한 반도체가 본격 출하되면 ARM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져 로열티 수익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ARM은 전망했다.

다만 최근 애플이 전기차를 포기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어 자동차 부문 로열티 수익금 증가폭은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공개한 설계를 사용한 첫 번째 차량은 자동차 업계의 긴 개발 일정을 감안하면 4~5년 뒤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ARM은 예상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ARM 주가도 지난해 9월 기업공개 이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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