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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밀리자,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주도 '시름시름'

애플 위기에 매출 의존도 높은 부품업체 '불똥'
시설투자 줄이고, 수익 다변화 집중
김이슬 기자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 제공=LG이노텍

인공지능(AI) 열풍에서 뒤처진 애플이 2등 기업으로 밀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주요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힘을 못쓰고 있다.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고,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애플카 프로젝트마저 중단되면서 부품사에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이에따라 부품사들은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고 애플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11일 IT업계와 금융투자업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올들어 지난 주까지 1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7.4%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3조달러를 넘었던 애플 시가총액은 2조64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에 시총 1위를 내준데 이어 시총 3위 엔비디아와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

최근 들어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 성적표와 유럽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 남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 등 악재 유탄을 맞았다. 이보다 향후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애플 위기설을 부추기는 근원지다. 글로벌 산업계를 달구는 생성형AI 성과물을 애플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10년간 집중 개발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사업인 '타이탄'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MS와 엔비디아, 메타 등이 전력을 쏟고 있는 AI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위기는 곧 애플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부품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애플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아이폰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주가는 올들어 21.4% 하락했다. 지난해 LG이노텍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16조4028억원으로 전체 87% 수준이다. 구체적인 고객사 이름은 나와 있지 않지만 애플로 추정된다. LG이노텍의 애플향 매출 비중은 최근 3년간 81% 이상을 차지해 애플 실적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판매량이 올 1월 전년 동월 대비 25.5% 감소했다"며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연간 실적 하향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18,3% 하락했고, 애플카 협업 가능성이 점쳐지며 관련주로 묶였던 LG전자도 6.1% 가량 감소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수익 다각화와 보수적 투자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광학솔루션 사업 시설투자 규모를 3830억원 규모로 책정했는데, 지난해 보다 80% 가량 감소한 수치다. 최대 고객사 애플발 투자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XR 기기 상용화를 선언한 LG전자와 메타의 협업이 LG이노텍의 새 수익원이 될 거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북미시장에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에 3차원 센싱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만큼, 메타의 XR에도 부품 탑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시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1100만대로 전년대비 4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401억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5년 뒤 111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보여 성장 전망도 밝다.

김이슬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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