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ADC 열풍 올해도 계속된다...mRNA 항암백신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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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04. 오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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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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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일 미 시카고서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2023) 개최
지난해 ‘엔허투’ 이어 올해도 ADC 치료제 연구성과 주목
CAR-T·의료AI 등 국내 항암 파이프라인도 20여개 공개

지난해 6월 열린 ASCO에서 ADC 신약 '엔허투'의 연구를 주도한 샤누 모디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교수가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 미국 유방암 재단 제공


이달 2일(현지 시각)부터 6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3)에서는 전 세계에서 3000건에 이르는 항암 치료제 임상 연구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선 지난해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후속 연구들과 세계 최초의 리보핵산(mRNA)기반 항암 백신의 연구 성과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ASCO에는 전 세계에서 552개 기업이 참여해 최신 항암 신약 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선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보령, 제넥신, 루닛 등 20개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ASCO는 미국암학회(AACR),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로, 매년 120개국 암 전문의와 연구자들이 모여 암 관련 지식과 임상 연구를 공유하는 행사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AACR이 암 관련 초기 연구 성과를 주로 다룬다면, ASCO에는 좀 더 진전된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공개돼 기술 수출과 파트너링에 관심있는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모인다. 올해 59회째를 맞는 ASCO는 ‘환자와의 협력, 암 관리와 연구의 초석’이라는 주제로 2900편 이상의 논문 초록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엔허투’로 뜬 ADC 기술…올해도 가장 주목

지난해 6월 열린 ASCO에서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신약 ‘엔허투’가 기립박수를 받으며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에 ADC 돌풍을 일으켰다.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에서 환자의 암의 진행이 멈춘 무진행생존기간(mPFS)이 10.1개월로 나타나 5.4개월을 기록한 대조군보다 2배 길었다.

ADC는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삼은 항체 의약품에 암세포를 죽이는 합성 약물을 결합시켜 암을 치료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항암 화학요법보다 효능이 높고 약물 독성을 줄이고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불린다.

엔허투를 시작으로 ADC기반의 신약개발은 최근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ASCO에서는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ADC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 기업 이뮤노젠과 머사나 테라퓨틱스가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뮤노젠은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난소암 ADC 약물의 시판허가를 승인받은 뒤 진행한 확증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머사나도 백금화학 내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미국 머크(MSD)도 중국 켈룬바이오테크로부터 도입한 ADC 폐암 치료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레고켐바이오가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을 이전한 유방암 대상의 ‘LCB14(HER2-ADC)’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를 앞두고 있다. LCB14의 글로벌 1상은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가 맡아 추진하고 있다.

모더나, 흑색종 백신 2상 결과 공개…세계 첫 ‘mRNA 항암백신’ 기대

세계 최초로 개발된 mRNA 기반 항암 백신의 치료 효과 공개에도 관심이 쏠린다. mRNA 기술이 코로나 이외 질병에 적용돼 임상을 거친 것은 처음이다.

mRNA 백신은 약화된 바이러스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mRNA 방식의 백신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상용화됐다. 암 재발을 막기 위한 mRNA 백신은 일괄적으로 만들어진 코로나 백신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개별 환자 암세포에서 강력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특정 변이를 골라낸 뒤, 이 유전자 정보를 mRNA에 담아 맞춤형 백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장기적으로 각종 암과 희소 질환, 만성 질환에도 mRNA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더나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mRNA 항암 백신(mRNA-4157)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선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이 예방 백신과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임상 2상 시험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 악성화로 생기는 피부암의 일종이다. 피부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고 악성인 경우가 많다. 특히 내부 장기로 암이 전이되면 치명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모더나에 따르면 2상 결과 환자의 79%가 18개월 후에도 암 재발 없이 생존해 사망·재발 위험을 40% 넘게 줄였다. 모더나는 연내 3상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전 세계 mRNA 항암 백신 중 가장 빠른 속도다.

국내 기업들, CAR-T·의료AI 기술 주목

면역세포에 암세포를 찾아내는 단백질을 집어넣은 차세대 면역항암제인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에 관한 발표들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중에는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인 앱클론의 발표가 주목된다. 앱클론이 개발한 ‘AT101′는 면역세포 중 B세포에 존재하는 CD19를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로, 올해 행사에선 국내 임상 1상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료AI 기업 루닛은 같은 동종 업계 국내외 기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16편의 논문을 이번에 공개한다. 루닛의 암 의료 영상진단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다양한 암종을 예측·치료하는 효능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밖에도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CT-P6′의 안전성과 효능 데이터를 이번 학회에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GC셀도 해외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연구를 잇따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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