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재봉 칼럼] 원전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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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02.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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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재봉 '한국 사람 만들기'의 저자
함재봉 '한국 사람 만들기'의 저자


2023년 독일 산업계의 에너지 비용은 전년도에 비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다. 독일 경제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 부족으로 독일 국민의 삶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석탄 사용을 줄이던 독일이지만 석탄 수입을 대폭 늘리고 화력발전소들을 다시 가동시키고 있는 이유다.

독일이 오늘의 에너지 위기를 맞게 된 원인은 극단적인 재생에너지 정책과 반원전 정책 때문이다. 독일은 2011년에서 2022년까지 총 17개의 원전 중 14개를 폐쇄했고 나머지 3개도 2023년 말까지 폐쇄할 계획이다. 2011년 전체 에너지의 18%를 차지하던 원자력발전 비율은 2021년 11.8%로 급감한다. 그나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닥치자 가동 중인 마지막 3개 원전은 폐쇄를 유보한다.

독일은 탈원전 정책 채택 후 2025년까지 5천800억 달러(약 6천440조 원)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현재 태양광과 풍력은 독일 전력의 25%를 공급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천문학적인 액수를 원전 건설에 투자하였다면 독일은 이미 오래전 필요한 전기의 100%를 자급할 수 있었다.

독일의 이웃 프랑스는 2021년 현재 56개 원자로를 가동해 전력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2035년까지 이 비율을 50%로 낮출 계획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가동을 중단한 32개 원자로를 모두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원전을 통해 생산하는 전력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은 프랑스는 독일과 비교했을 때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비용은 절반이 드는 반면 탄소배출량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은 2021년 현재 전체 에너지 수요의 35.1%를 석유, 34.7%를 석탄, 18.4%를 가스, 9.5%를 원자력에, 2.3%를 수력, 풍력, 태양광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국은 2022년 한 해 동안 에너지 수입에 총 1천908억 달러를 쓴다. 2021년에 비해 무려 40%가 증가한 액수다. 결과는 472억 달러 무역적자다. 한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적자 폭은 그 이전까지 최고였던 206억 달러(1996년)의 두 배가 넘는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6조 원을 투자하였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7% 증가하여 현재 전체 에너지의 6%를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극단적인 환경주의자들은 원전이 방사능을 유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반대한다. 그러나 원자로는 폭격을 해도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자폭탄이 될 수 없다. 전기 발전을 위하여 사용되는 핵연료는 핵폭탄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과 근본적으로 다른 원료다.

역사상 최악의 원자로 용해(meltdown) 사고인 체르노빌에서도 방사능에 노출되어 사망한 사람은 화재를 진압하러 초기에 진입한 29명의 소방대원들이 전부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의 주민들은 '자연방사선 수치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었고 따라서 방사능 노출로 인한 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0.6% 정도라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누출로 죽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장기적으로도 방사능 노출로 인한 암으로 사망할 사람은 없다고 한다. 당시 후쿠시마 인근 지역의 방사능 수위가 암을 유발하기에는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수를 희석시켜서 방류하는 것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방사능 생선'을 양산할 것이라는 주장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극단적 환경론자들의 괴담 내지는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

2019년 한국에서는 3천54명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흡연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람은 9만1천 명이었다. 공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 등으로 2017년에만 2만6천 명이 사망했다. 원전은 산업사회의 가장 안전하고 생산적인 발명품이다.

한국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속적인 번영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원전 건설이다. 원전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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