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순신 子, '부실 사과문' 논란…"반성없는 아들 감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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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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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본부장 낙마 정순신 아들 학폭 논란 후폭풍
성의없는 사과문 등 반성없는 태도에도 '감싸기'
국수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모(22)씨가 학폭위에 제출한 1차 사과문. 무소속 민형배 의원실 제공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모(22)씨가 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조사 과정에서 9줄짜리 성의 없는 사과문을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정 변호사는 학폭위에서 내려진 아들의 전학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에 나섰으나 정씨는 그때마다 "반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 민형배(무소속) 의원실이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2018년 재학 중이던 민족사관고등학교 학폭위에 서면 사과문을 모두 2차례 제출했다. 최초 제출한 사과문이 부실해 다시 제출한 것이다. 교육청은 "최초 작성한 사과문 내용이 부실해 (정씨가) 재작성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첫 사과문은 처음 학폭위가 열렸던 2018년 3월 22일과 강제전학 처분에 불복해 재심이 있었던 같은 해 5월 28일 사이에 작성한 것이다. 사과문을 살펴보면 분량이 A4용지 3분의 1에 불과하고 필체도 흘려 썼다. 내용도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등 추상적인 말만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민사고 학폭위원들도 사과문이 부실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2018년 5월 다시 열린 민사고 학폭위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서면 사과의 양이나 필체를 보면 정성이 전혀 안 들어가 있는 듯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A4 용지 3분의 1정도로, 제대로 된 서식 없이 써 가지고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해 8월 16일 정씨가 담당 교사에게 제출한 최종 사과문은 서식은 갖췄으나 여전히 반성의 기미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씨는 "어떤 해를 끼치고자 그랬던 건 아닌데, 큰 상처가 돼 정말 미안하다", "나도 이번 일을 겪으며 잠을 자기도 힘들고 몸이 아프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이후 정 변호사 측이 제기한 학폭 징계 취소 행정소송에서 1심 법원은 정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사건을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정씨는 사건 발생 이후 '별명을 부른 것에 불과하다', '피해학생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다' 등의 이유로 학교폭력을 부인하고, 가장 경한 조치인 서면사과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본인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수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모(22)씨가 학폭위에 제출한 최종 사과문. 무소속 민형배 의원실 제공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피해자가 아닌 학교, 학폭위원을 대상으로 쓴 가짜 사과문으로 그 형식과 내용마저 형편없다"며 "아버지인 정순신 전 검사는 몹쓸 법 기술로 재심 청구, 가처분 신청 및 온갖 소송을 남발했고 반성 없는 아들 감싸기에만 여념 없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위는 지난달 31일 학폭 진상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를 열었으나 정 변호사가 불참해 사실상 파행했다. 교육위는 오는 14일 청문회를 다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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